영원한 뉴욕 양키스 팬을 자처했던 11세 소년이 18년 후 꿈을 현실로 이뤘다.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양키스와 9년 3억2,400만달러(약 3,773억원)에 계약한 투수 게릿 콜(29)은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입단식을 갖고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이 자리에서 콜은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양키스 팬(YANKEE FAN TODAY TOMORROW forever)’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직접 들고 와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플래카드에는 콜의 추억이 담겼다.
어린 시절부터 양키스를 좋아했던 콜은 11세 당시인 2001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양키스와 애리조나의 월드시리즈 6차전을 관전했다. 이 때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양키스 팬’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는 장면이 TV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콜은 플래카드를 버리지 않고 간직했다. 그리고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된 순간 18년 만에 다시 꺼내 들었다. 또 용모를 단정히 해야 하는 양키스 전통에 따라 긴 머리와 수염을 말끔히 정돈했다. 콜은 “10년 만에 면도를 한 것 같다”며 “오랜 만이라 그런지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웃었다.
입단식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은 그는 “양키스 입단은 오랜 꿈이었다”며 “그 동안 양키스에 올 수 있었던 기회가 몇 차례 있었는데, 이제야 오게 됐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콜은 2008년 고교 졸업을 앞두고 양키스로부터 신인 1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 진학을 택해 인연이 어긋났다. 이후 2011년 전체 1순위로 피츠버그의 부름을 받아 2013년 빅리그 무대에 데뷔했고, 2015년 19승(8패)을 거두며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2018년 트레이드로 휴스턴 유니폼을 입은 콜은 2년간 35승(10패)을 챙기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고, 올 겨울 투수 최초로 3억달러 시대를 열며 그토록 바랐던 양키스 군단에 합류했다. 콜의 FA 계약 총액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액이며, 연평균 금액 3,600만달러는 투타 역대 최고액이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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