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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ㆍ습지 보전 함께하면 남북관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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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ㆍ습지 보전 함께하면 남북관계 개선”

입력
2019.12.20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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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구 인천시 자연환경팀장 

지난 18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청사에서 만난 윤동구 자연환경팀장.
지난 18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청사에서 만난 윤동구 자연환경팀장.


“중국 발해만(보하이만)에서 북한을 거쳐 남해안으로 이어지는 ‘역 U’자형 습지와 황해를 보전하는 사업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에서 비중 있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접경지인 인천 강화갯벌을 중심으로 철새와 습지 보전에 나선다면 이 사업에서 남북한이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2016년부터 3년간 EAAFP 사무국 부국장을 지낸 윤동구(58) 인천시 자연환경팀장은 강화 갯벌과 우리나라에 비해 매립이 덜 이뤄진 북한 습지를 보전하는 활동을 남북이 EAAFP와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AAFP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에 서식하는 이동성 물새류와 서식지 보전을 위해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WSSD)’에서 설립을 채택한 국제기구다. 현재 한국과 북한 등 17개 국가파트너를 비롯해 민간기구 등 37개 파트너가 참여하고 있다.

윤 팀장은 “중국은 최근 들어 지방정부가 갯벌을 매립하는 경우 중앙정부 허가를 받도록 규제를 강화했다”며 “반면 그 동안 많은 매립이 이뤄진 우리나라는 여전히 매립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데, 북한은 그에 비해 매립이 많이 안된 상태”라고 말했다.

윤 팀장은 남북이 함께 철새와 서식지 보전에 나서면 환경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 극동지방과 미국 알래스카, 동아시아, 동남아시아를 거쳐 호주, 뉴질랜드에 이르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에는 5,000만마리의 이동성 물새들이 서식하고 있고 그 가운데 한국이 있다”며 “전남 신안갯벌 등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데, 철새와 습지는 사람을 모으고 경제를 활성화시킨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에서 10년간 근무하다 1996년 인사 교류를 통해 인천시로 넘어온 윤 팀장은 2009년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선 EAAFP 사무국이 최근 한국에 5년간 더 머물게 하는 일에 기여했다. 환경부와 인천시, EAAFP 사무국은 올해 5월 사무국을 2024년까지 유지하는 협약(MOU)을 체결했다.

그는 2012년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도 기여했다. GCF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유엔 산하 국제기구로, 사무국이 송도국제도시에 있다.

지난달 인천녹색연합이 주관하는 올해의 초록인상을 수상한 윤 팀장은 “전세계에 4,500마리뿐인 저어새의 80%가 한국에서, 그 중 80%가 인천,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 있는 남동유수지에서 번식을 한다”며 “철새 이동 경로에 있는 번식지, 쉼터, 월동지 등 한곳이라도 망가지면 철새를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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