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세종시가 신도심에 유치를 추진 중인 백화점의 규모 축소와 형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8년이 넘도록 백화점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오랜 기간 방치된 부지를 시민 휴식 공간이자 상권 활성화를 꾀하는 공간으로 임시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19일 정례브리핑을 열고 “7만㎡에 달하는 현재의 나성동 백화점 부지는 시의 상권으로 볼 때 너무 크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반적인 유통업계 상황이 전통적인 백화점 형태는 점차 줄고,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하는 추세”라며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체류형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복합(쇼핑몰) 용도로 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건설청은 백화점 규모를 줄이는 방안과 복합 용도로 바꾸는 방안 등을 검토키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시와 건설청은 내년 2월 용역 결과가 나오면 행정도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력해 유통업체 유치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건설청과 시는 2-4생활권(나성동) 중심상업지구 6만7,438㎡ 부지에 백화점을 두기로 하고, 2012년부터 유치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경기 불황이 계속되고, 오프라인 거래는 줄어드는 반면, 온라인 거래는 갈수록 활성화되는 등 유통업계의 시장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아직까지 백화점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토지 가격을 포함해 사업비가 1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도 백화점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배경이다. 유통업계는 백화점이 입점하려면 지역인구가 최소 50만 명은 넘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세종시 인구는 아직까지 이를 한참 밑도는 34만여명에 그친다.
이런 한계 탓에 한 때 지역에 롯데, 신세계 등 굴지의 대형 백화점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나돌아 기대감을 높였지만 가시화된 것은 전혀 없다. 이로 인해 백화점 입점을 기대하고 찾아온 주변 상권들도 수년 째 지연되고 있다.
백화점 부지가 8년째 나대지로 방치되면서 잡초가 무성해지는 등 도시경관을 해치고, 미세먼지도 발생하는 등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건설청, LH 등과 협의해 백화점 부지 임시 활용방안을 마련했다.
내년 2월부터 두 달 동안 3억원을 들여 초화원(3만715㎡_과 광장(5,061㎡), 주차장(3만1,662㎡) 등을 조성한다.
초화원은 봄에 유채꽃, 여름에 메밀꽃, 가을에 황화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겨울에 억새풀을 즐길 수 있도록 꾸민다. 곳곳에 산책로와 등의자, 경관조명 등 편의시설을 설치한다.
아울러 백화점 광장 부지와 인근 어반아트리움 광장부지(3,523㎡)를 연계해 버스킹 공연, 예술작품 전시회, 벼룩시장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이 시장은 “나성동 백화점 부지를 활용해 중심상업지구 활성화에 나서고,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세종시 전체 상권을 살리기 위한 장단기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제도 개선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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