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학생들의 역량을 빅데이터로 관리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내년부터 가동한다. 대학 강의나 입시 등에 점진적으로 AI가 도입되고 있지만 교과는 물론 비교과 역량까지 점수화해 취업과 연계시키는 대학 시스템은 사실상 처음이다.
고려대는 최근 빅데이터 기반의 ‘인재통합관리시스템’(가칭)을 구축, 내년 3월 개강에 맞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19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학생 개인별 교과ㆍ비교과 역량을 점수화해 진단하고 학년 및 학과 평균, 전체 학생과 비교 분석 결과를 제시하는 게 특징이다. 학생별 장학금 정보나 교과과정을 추천하고 위치정보를 활용해 근거리에서 진행 중인 워크숍 등을 알려주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학생이 희망 진로를 설정하면 해당 분야 기업이 요구하는 평균 스펙(학점, 자격증, 영어성적, 해외연수 경험 등)과 비교ㆍ분석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기업에 원서를 내기 전 합격 가능성을 미리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 동안 대부분 대학들은 학생들의 수강 정보, 이수 학점 등 교과 정보를 관리해왔지만 취업이 어려워지며 동아리 활동, 인턴십, 현장 실습, 교환학생 등 비교과 내역의 중요성이 상승했다. 고려대는 이점을 감안해 비교과 내역까지 통합적으로 조회ㆍ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학 측은 데이터가 쌓이면 기업들과 연계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추천하는 등 시스템의 활용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만큼 사전에 동의를 받고 블록체인 기술로 보안성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인재관리에 AI 도입은 올해 3월 취임한 정진택 총장이 주도했다. 고대 최초의 공대 교수 출신 총장인 정 총장은 취임과 동시에 정보통신기술(ICT)을 대학에 접목한 ‘스마트캠퍼스’ 구축을 추진했다. 최근 완공된 ‘SK미래관’에도 사물인터넷ㆍ블록체인ㆍ머신러닝 기술을 적용, 스마트폰으로 공간예약과 출입관리, 센서모니터링 등이 가능하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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