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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무대마저 내몰아도, 여자는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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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무대마저 내몰아도, 여자는 울지 않는다

입력
2019.12.19 15:16
수정
2019.12.19 19: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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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책] 이보람 등 ‘여자는 울지 않는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성 캐릭터는 대상화 됐을 때 가장 밀도 있고 효과적이다.’ 문득 거부감이 들지만 낯설지만은 않은 이 문장은 꽤 최근까지도 무대 안팎을 휘저었다. 연출도, 주인공도, 때로는 조연마저도 남성뿐인 세계에서 ‘비 효과적인’ 여성들은 그저 반 발자국 물러나 존재해야만 했다.

‘여자는 울지 않는다’는 이런 연극의 오랜 전형성을 부수려는 여성 극작가 4명의 희곡을 묶은 책이다.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한 상처를 안고 사는 심리 상담 전문가 ‘여자’,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하면서 감정 조절에 번번이 실패하는 ‘수진’ 등이 주인공이다. 누군가에게 기대 서거나 정형화 되지 않은, 아주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이다.

여자는 울지 않는다

이보람ㆍ이연주ㆍ이오진ㆍ신효진 지음

제철소 발행ㆍ318쪽ㆍ1만6,000원

희곡엔 평범치 않은 설정들이 잇따르지만 허황되지만은 않다. 성폭력, 감정노동, 임신과 결혼, 비혼과 노년 등, 누구든 마주 할 수 있는 혹은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어서다. 추천의 말을 쓴 차현지 소설가의 말을 빌린다. “언젠가 한번쯤, 나 혹은 내 주변 여성들에게 있을 법한 이야기고, 실제로 내가 경험한 일이기도 한, 우리 보편의 이야기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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