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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놀려서”… 같은 반 친구 총으로 쏜 태국 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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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놀려서”… 같은 반 친구 총으로 쏜 태국 중학생

입력
2019.12.19 11:01
수정
2019.12.19 11:11
15면
0 0

13세 중학생, 아버지 권총 훔친 뒤 범행

관광대국 태국, 두 세 집 건너 한 집 총기 소유

총기 사고가 발생한 교실 앞 복도에서 교사와 구급대원, 경찰들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방콕포스트 캡처
총기 사고가 발생한 교실 앞 복도에서 교사와 구급대원, 경찰들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방콕포스트 캡처

동남아에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관광대국 태국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범인이 13세의 중학생으로 확인돼 태국 사회도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9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전 A(13)군이 같은 반 친구 B군을 교실 앞에서 총으로 쐈다.

오른쪽 이마에 총을 맞은 B군은 곧장 쓰러졌다. B군은 교사와 뒤이어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결국 숨졌다. 매체는 학생이 쓰러진 교실 복도는 ‘피바다’가 됐었다고 전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B군이 평소 여성스럽다면서 자신의 머리를 치는 등 괴롭혔다면서, 반복되는 모욕을 참을 수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이날 아침 집에서 아버지의 권총을 훔쳐와 B군을 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당시 가면 등으로 얼굴을 가렸으며 범행 직후 화장실로 도망치려다 교사와 학생들에 의해 붙잡혔다고 경찰은 밝혔다. A군은 교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화장실로 가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이 범행 당시 사용한 가면과 장갑, 셔츠. 방콕포스트 캡처
A군이 범행 당시 사용한 가면과 장갑, 셔츠. 방콕포스트 캡처

방콕포스트 소속의 한 기자는 “총기 사고가 이따금 일어나긴 하지만 학교에서 일어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태국 전체가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에서 태국은 드물게 개인 총기 소지를 허가하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현재 태국 민간부문이 소유한 총기는 1,034만여정에 이른다. 태국 인구가 7,000만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두 세 집 건너 한집은 총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등록된 총기는 622만여 정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태국에서는 다양한 총기 관련 사건이 발생한다. 자살 도구로 이용이 되거나, 변심한 연인이나 연인의 부모를 찾아가 총기를 발사하는 사건, 술을 마신 뒤 싸우다 총기로 상대방을 해치는 사건 등 총기 사건들이 종종 일어난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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