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ㆍ반도체 회복으로 올해 대비 0.4%P 향상 전망
“민간소비ㆍ설비투자 개선될 것… 건설투자 부진은 지속”
정부가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올해 전망치(2.0%)보다 0.4%포인트 높은 2.4%로 전망했다. 그간 둔화세를 보인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회복되며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에 바탕했다. 취업자 수는 25만명가량 늘어나고 물가 상승률은 1.0%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19일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내년도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보다 개선되리란 정부 전망은 세계 경기와 반도체 업황 회복과 더불어 정부의 확장적 거시정책과 투자ㆍ내수 활성화 정책 효과가 더해질 거란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앞서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2.3%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17일 사전 브리핑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지난 15일 다행히 1차 합의를 이루며 세계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기가 저점을 지났다는 신호들이 조금씩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개선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반등으로 나타날 걸로 정부는 예상했다. 올해 1.9%로 전망되는 민간소비는 내년 2.1%로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고용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복지분야 예산 확대에 따른 이전소득 증가 등으로 실질구매력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또한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완화, 기업실적 회복 등에 따른 주가 상승 등은 소비 여력을 개선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전년 대비 7.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설비투자는 내년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반도체 매출액 증가율이 올해 -12.8%에서 내년 5.9%로 크게 반등하는 등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설비투자가 증가하고 투자활성화 정책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다만 주택건설 분야에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건설투자는 올해(-4.0%)에 이어 내년(-2.4%)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 역시 기업 수출과 투자 회복, 일자리 예산 확대 등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걸로 정부는 예상했다. 다만 올해 5만6,000명 줄어든 생산가능인구가 내년엔 23만1,000명 감소하는 터라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28만명에서 내년 25만명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0.4%로 사상 최저 수준의 상승률을 보인 소비자물가는 내년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요 개선과 농산물ㆍ석유류 가격 상승 등 공급 측면의 하방 압력이 완화될 거란 예측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올해 전년 대비 10.6% 급락한 수출은 부진에서 벗어나 내년엔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 역시 설비투자 증가 등에 따라 올해 -6.4%에서 내년 2.5%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580억달러 수준으로 지난해(775억달러) 대비 25% 급락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내년 595억달러로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김 차관은 “우리 잠재성장률이 2.7~2.8% 수준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성장 궤도에서 이탈한 것”이라며 “이런 저성장 시기를 최단기간 내 탈출해야 된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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