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결승골… 동아시안컵 MVP 등극
벤투 감독에 첫 우승 안겨
“핑계 만들지 말자는 각오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그야말로 반전이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던 황인범(23ㆍ밴쿠버)이 부활했다. 운명의 한일전에서 멋진 결승골과 화려한 경기력으로 벤투호의 우승을 이끌었다.
황인범은 18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전반 28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기록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황인범의 골로 대회 3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은 일본(2승1패)을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황인범은 대회 MVP에 선정되며 기쁨을 더했다.
황인범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오늘이 축구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이었으면 좋겠다”며 “이제 회복을 잘해서 다음 시즌 소속팀에서 뿐만 아니라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벤투호의 황태자’인 그지만, 한동안 A매치에서 부진하며 비판의 중심에 섰었다.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었다. 하지만 이날 한일전에선 슛이면 슛, 패스면 패스, 압박이면 압박 등 그동안의 불만을 쏙 들어가게 할 만큼 맹활약했다.
황인범은 “형들의 조언에 자신감을 찾았다”며 “동료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를 하는 건 제 몫이고, 평가하는 건 팬들의 몫”이라며 “이번 경기를 통해 비판이 사라진다거나 칭찬을 해주시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이번 동아시안컵이 제 축구가 발전하는 데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전했다.
황인범은 결승골 후 ‘산책’ 세리머니를 한 이유도 털어놨다. 그는 “선배들이 예전 일본전에서 했던 것이 생각나 해봤다”며 “그런데 일본 관중보다 한국 관중이 더 많으셔서 조금 당황했다”고 웃었다.
부산=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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