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25조ㆍ민자 15조ㆍ공공 60조 투자
에스오일 에틸렌 공장ㆍ스타필드 청라 등 포함
올해 ‘경제위기 없는 최저 성장률’이란 성적표를 받아들 처지에 놓인 정부가 “내년엔 반드시 경제를 정상 성장 궤도에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민간 포함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올해보다 높은 2.4%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 목표를 ‘경기반등 및 성장잠재력 제고’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경제상황 돌파’라는 과제를 중심으로 △혁신동력 강화 △경제체질 개선 △포용기반 확충 △미래 선제대응 등 네가지 정책이 떠받치는 ‘1+4 정책방향’을 공개했다.
정부는 1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공개했다.
정부는 경기 반등을 위해 내년까지 100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기로 했다.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25조원 규모로 발굴하고, 민자사업도 내년 집행분(5조2,000억원)을 포함해 15조원 이상을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 투자도 올해(55조원)보다 5조원 늘어난 60조원을 집행한다.
투자 활성화의 핵심은 민간기업 투자다. 정부가 관련 규제나 행정절차를 개선해 기업들이 투자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까지 화성 국제테마파크, 서울 강남구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 총 16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에 착수한 바 있다.
민간투자 발굴 목표 25조원 가운데 내년 착수가 확정된 프로젝트 규모는 10조원이다. 이 중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울산 석유화학공장이다. 정부는 내년 이 공장의 기본설계 착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환경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에스오일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SC&D(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장 건립을 위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부지를 지난해 매입했는데, 올해 4월 제정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서 지역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허용 총량 규제로 공장 건립 허가가 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내년 4월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사업장 신ㆍ증설 수요를 고려하겠다고 에스오일 측에 설명했고, 에스오일은 내년 설계를 거쳐 2022년 상반기 중 공장을 착공하기로 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일대에는 내년 상반기 중 1조3,000억원 규모의 신세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가 첫 삽을 뜬다. 당초 쇼핑몰 인근 하수처리장이 포화된 상태라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진행되기 어려운 사업이었지만, 환경부가 내년 2월 중 하수처리장 용량 증설을 승인하기로 했다. 이밖에 여수 석유화학공장(1조2,000억원), 인천 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류센터(GDCㆍ2,000억원), 포항 2차전지 소재공장(2,000억원) 등이 내년에 착수될 민간투자 사업이다.
민자 유치 사업은 올해(4조2,000억원)보다 1조원 늘어난 5조2,000억원을 집행하는 한편으로 10조원 규모의 신규 사업 발굴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장에서 유해물질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폐수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완충저류시설’ 등 산업기반 시설 민자투자(2조원), 노후 하수처리장 현대화 등 노후 환경시설 개량 투자(1조5,000억원), 신항 인프라 구축ㆍ항만 재개발(9,000억원)과 민자활성화 추진 협의회를 통해 발굴한 신규 사업(5조원) 등이 내년 중 확정이 예상되는 사업이다.
정부는 이밖에 공공주택, 철도ㆍ고속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기반을 확충하고, 발전소,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등 공공기관의 직접투자를 올해(55조원)보다 5조원 늘린 60조원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부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발굴에는 ‘어떻게든 우리 경제 성장세를 정상 궤도로 되돌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엿보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우리 경제가 2019년이라는 어려웠던 시기를 최단기간 내에 탈출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며 “성장 궤도로 복귀하는 것은 물론 민생에서도 성과가 체감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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