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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뜻 따라… 네 딸, 고려대에 유산 102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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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뜻 따라… 네 딸, 고려대에 유산 102억 기부

입력
2019.12.18 18:34
수정
2019.12.18 20:5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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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서울 안암동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약정식에 참석한 고 정운오씨의 외손자 이성원(맨 왼쪽부터 순서대로)씨와 셋째 딸 정인선씨, 큰 딸 정재은씨가 정진택(맨 오른쪽) 고려대 총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려대 제공
지난 10월 서울 안암동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약정식에 참석한 고 정운오씨의 외손자 이성원(맨 왼쪽부터 순서대로)씨와 셋째 딸 정인선씨, 큰 딸 정재은씨가 정진택(맨 오른쪽) 고려대 총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려대 제공

고려대의 전신 보성고등학교를 졸업한 사업가의 네 딸이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고려대에 102억원을 쾌척했다.

18일 고려대에 따르면 보성전문학교 상과 출신 고(故) 정운오씨의 딸 재은 윤자 인선 혜선씨가 유산으로 받은 호텔을 매각한 대금 중 102억원을 기부했다. 네 딸은 지난 10월 고려대에서 기부약정식을 가진 이후 최근까지 약속한 기부액을 모두 고려대에 전달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사업체를 일군 정씨는 평소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을 후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1988년 심장마비로 갑자기 작고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네 딸은 아버지가 태어난 지 100년째 되는 해인 올해 기일을 앞두고 기부를 결정했다.

기부약정식 당시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정운오 교우님의 고귀한 뜻이 가족 분들의 아름다운 나눔으로 꽃 피울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4차 산업시대를 이끌어 갈 창의융합 인재 양성에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네 딸들은 “아버지께서는 모교인 고려대를 정말 자랑스러워했고 정작 본인은 청빈하게 사시면서도 나라의 미래를 이끌 젊은이들을 후원하고 싶다는 말씀을 늘 하셨다. 아버지께서 가장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기부금으로 ‘정운오 기금’을 조성하고 ‘정운오ITㆍ교양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고인과 유족의 아름다운 나눔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교우 대상 나눔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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