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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품고 아시아나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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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품고 아시아나 추격

입력
2019.12.18 18:12
수정
2019.12.18 21:5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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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로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로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합병할 경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 50% 이상을 점유하고, 국내 항공업계 2위까지 노릴 수 있게 된다.

제주항공은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양사는 MOU에 따라 연내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계획이다. 인수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51.14%)이며, 인수가액은 695억원이다.

이번 인수건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먼저 매각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스타항공은 내부 검토 결과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매각으로 제주항공 자회사가 된다. 다만 당분간 공동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양사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점유율 확대와 시장 주도권 강화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모델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안전운항체계 확립과 고객만족도 개선이라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의 B737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의 B737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전문가들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항공업계 판도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HDC현대사업개발에 인수된 아시아나항공과 몸집이 비슷해지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B737-800 46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 23대가 더해지면 기단 규모는 총 69대로 커진다. 아시아나항공(86대)과 차이가 17대에 불과하다.

운항노선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앞선다. 특히 국제선은 제주항공 82개, 이스타항공 27개 등 총 109개가 된다. 아시아나항공 국제선은 현재 74개로, 제주항공보다 적다. 국내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11개)이 양사보다 1개 더 많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선 점유율은 아시아나항공이 19.1%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주항공(15.1%)과 이스타항공(9.7%) 점유율을 합치게 되면 24.8%로 대한항공(23.6%)보다도 높았다. 국제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23%, 제주항공이 14.7%, 이스타항공이 4.8%를 각각 기록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점유율을 합해도 순위 변동은 없지만, 격차가 3.5% 포인트로 좁혀진다.

2018년 3분기와 2019년 3분기 국적사별 국내ㆍ국제선 분담율 비교. 제주항공 제공
2018년 3분기와 2019년 3분기 국적사별 국내ㆍ국제선 분담율 비교. 제주항공 제공

외형적인 부문에서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 지난해 기준 아시아나항공 매출은 약 7조1,834억원, 영업이익은 28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제주항공(1조2,594억원)과 이스타항공(5,664억원)은 합해도 매출이 2조원이 채 안 된다. 다만 수익성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아시아나항공보다 훨씬 높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예상보다 큰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타항공의 부실한 경영상태 때문이다. 이스타아항공은 2016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였다. 지난해 1,300%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모두 출자전환해 자본화했지만, 여전히 500%에 달한다.

M&A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실패로 장거리 노선 진출은 늦춰졌지만, 이스타항공 인수로 시장 장악력 강화,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확보 등 다양한 시너지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양사가 겹치는 노선에 대한 정리와 B737-맥스 운항 정지 등 불확실성에 대한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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