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부양 소홀” 동거녀 때려 숨지게 한 50대 징역 20년

대한민국 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부모 부양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동거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50대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는 18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2)씨가 “1심 형량이 무겁다”며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7년 전인 2012년 만나 연인이 된 이들이 비극적인 결말에 이른 이유는 부모 부양과 상속 때문이었다.

고령의 부친을 모시 있던 A씨는 부친 소유의 아파트 소유권 이전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신용불량자인 것이 문제였다.

때마침 2016년 3월쯤 연인 B(52)씨가 “아버지를 잘 모실 테니 아파트 명의를 내 앞으로 이전해 달라”고 제안해 A씨와 B씨는 함께 살게 됐다.

그러나 둘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어만 갔다. A씨가 자신의 아버지를 제대로 부양하지 못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급기야 A씨는 지난 2월 8일 오후 자신의 집에서 B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둔기로 수차례 내리쳐 숨지게 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극히 잔인하고 결과도 참혹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모습 등을 고려할 때 진정으로 참회하고 반성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원심 형량은 적정하다”고 판시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