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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 부자’에 20만원 주고 사라진 시민은 60대 사업가 박춘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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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 부자’에 20만원 주고 사라진 시민은 60대 사업가 박춘식씨

입력
2019.12.18 15:28
수정
2019.12.18 20:4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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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 이재익(왼쪽) 경위와 사업가 박춘식씨(가운데), 김봉운 중부경찰서장이 18일 오전 인천 중구 영정지구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 제공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 이재익(왼쪽) 경위와 사업가 박춘식씨(가운데), 김봉운 중부경찰서장이 18일 오전 인천 중구 영정지구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 제공

30대 가장이 굶주림을 참지 못해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마트에서 먹을 것을 훔친 ‘현대판 장발장’ 사건과 관련해 이들 부자에게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사라진 남성이 60대 사업가로 확인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18일 인천 중구 영종지구대에서 사업가 박춘식(66)씨에게 경찰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전달했다.

그는 지난 10일 영종지구대 이재익(51) 경위가 중구 중산동 한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다 적발된 A(34)씨 부자를 국밥집으로 데려가 국밥을 사줄 당시 아무런 말도 없이 나타나 A씨에게 돈 봉투를 건네고 사라진 인물이다. A씨의 아들(12)이 당시 돈 봉투를 들고 박씨를 뒤쫓아가 돌려주려고 했으나 그는 받지 않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이날 감사장 수여식에서 “우유를 사기 위해 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A씨 부자 사건 처리 과정을 지켜봤다”라며 “이에 감동받아 부자를 후원하기로 마음먹고 바로 현금 20만원을 인출해 국밥집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A씨 부자는 마트에서 우유와 사과 등 1만원어치 식료품을 훔치다가 적발됐다. 마트 측은 경찰에 절도신고를 했다가 A씨가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뉘우치자 처벌 의사를 철회했다. 마트 측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 경위는 A씨 부자에게 국밥을 대접하고 이후에는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일자리 연결을 요청했다.

어머니,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A씨는 수개월 전까지 택시기사로 일했으나 당뇨병 등 지병으로 인해 현재는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와 가족들은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생계비, 의료비 등을 지원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경찰은 이 경위에게 민갑룡 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을, 함께 출동한 김두환(34) 순경에게는 이상로 인천경찰청장 표창을 각각 수여할 예정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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