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4명 중 3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부정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18일 공개됐다. 중국 견제를 위한 미일동맹과 양국 정상 간 개인적 친분은 중시하면서도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기류가 많은 것이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과 미국 갤럽이 지난달 18~24일 양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14%만이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76%가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같은 질문에 대해 미국에서는 긍정과 부정이 각각 45%, 52%였다.
이에 비해 “미일관계가 좋다”는 일본 국민들의 답변은 지난해보다 9%포인트 상승한 48%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일 무역적자 시정을 요구하면서 경계감이 반영됐지만 이번에는 10월에 미일 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일단락된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국 관계는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이다.
이는 트럼프 정권의 외교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국제사회에서 보여준 트럼프 정권의 행동방식에 대해서도 일본에서는 67%가 부정적이었고, 트럼프 정권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부정 평가(75%)는 이보다 더 높았다. 반면 미국인들은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51%)하는 답변이 부정 평가(45%)보다 더 많았다.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인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와 관련, 일본에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48%)가 긍정 평가(40%)를 앞섰다. 북미 대화가 시작된 지난해 조사에서 긍정 평가(49%)가 부정 평가(38%)보다 많았던 것과 상반된 결과다. 미국에선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각각 50%, 48%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양국 국민들 공히 군사적으로 위험한 국가ㆍ지역을 묻는 질문에 북한을 첫 손에 꼽았다. 일본에서는 북한에 이어 중국, 러시아의 순이었고, 미국에선 중동, 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