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여성 노동자 3명 중 1명은 불분명한 업무요구나 성희롱, 임금체불 등의 부당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남성 노동자보다 3배가량 높은 응답률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디지털 플랫폼 노동의 새로운 도전과 과제 토론회’에서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연구센터장이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교육, 콘텐츠개발, 제품판매, 가사ㆍ돌봄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통해 일하거나 일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성 응답자(147명) 중 34.0%가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세부 유형으로는 ‘일 요구 불명확’이 18.4%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성희롱 경험이 12.2%, 임금체불ㆍ미지급과 연령ㆍ성차별 대우가 각각 11.6%의 응답률을 보였다.
기존 노동시장에서 겪는 성별 임금격차나 여성이 일하는 직종이 제한적인 현상(직종분리) 등이 디지털 노동시장에서도 벌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 센터장은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남녀 직종 분리로 소득이 양극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여성 노동자들이 비교적 단순반복적인 일을 수행해 시간이 지날수록 숙련 수준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저숙련을 이유로 저임금이 고착화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어서다. 이번 조사에서 ‘성별화된 노동으로 인해 (일감이) 제한적’이라는 문항에 여성 응답자(200명)의 46%가 동의(그렇다, 매우그렇다)했다. 남성 응답자(100명)의 동의 비율도 39.0%에 달했다. ‘동일직무시간 노동임에도 여성임금이 더 적다’는 문항에도 여성의 48.5%, 남성의 37.0%가 동의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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