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사고 차량 피해 급제동하다 연쇄추돌 가능성 떠올라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대형교통사고가 발생한 시각 사고현장에서 50m 앞쪽 고속도로 1차로에는 여전히 승용차 한 대가 사고로 정차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현장 전후 폐쇄회로(CC)TV 녹화영상을 확보, 연쇄추돌사고가 ‘블랙아이스’(도로 표면에 생기는 얇은 빙판) 때문인지, 이 승용차를 피하려다 발생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18일 고속도로를 관리 운영하는 상주영천고속도로㈜에 따르면 14일 오전 4시41분쯤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향 달산1교(상주기점 26.4㎞)에서 차량 28대가 추돌하면서 6명이 숨지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현장 앞쪽 50m 지점의 고속도로 1차로에는 승용차 한 대가 비상등을 켠 채 서 있었다. 이 차량은 연쇄추돌사고 10여분 전인 오전 4시23분쯤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에 부딪친 후 달산1교 위 고속도로 1차로에 섰다.
이 차량은 도로에 미끄러진 흔적 없이 충돌 후 진행방향으로 1차로에 서면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는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사고 직후 2차로와 갓길 등으로 통과한 35대의 차량 중 한 운전자가 사고 신고를 했고, 상주영천고속도로 측은 300여m 거리의 CCTV를 통해 이 차량의 사고상황을 확인하며 대응에 나섰다.
당시 차량 운전자 등 탑승자 2명은 비상등을 켜둔 채 차량에서 나와 중앙분리대 쪽에 서 있다 2차로와 갓길을 건너 대피했다.
상주영천고속도로에 따르면 당시 근무자들은 CCTV로 이 차량을 지켜보다 대형연쇄사고의 징후를 발견했다. 고속도로 관계자는 “신고를 받은 후 1차사고 차량을 CCTV 줌으로 확대해 상황을 파악하던 중, 불빛이 이 차량에 어지럽게 비치고 연기 같은 것이 올라오는 장면이 보여 인근 고속도로를 확인해보니 연쇄추돌사고가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1차사고 차량 운전자들은 갓길 바깥에 대피해 있었으나 그후 CCTV에는 이 차량이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연쇄추돌사고 현장과 1차사고가 난 차량 간 거리는 50m 정도로 파악됐다. 사고구간은 오른쪽으로 약간 꺾어진 3도 경사의 내리막길이어서 단순 블랙아이스 사고인지, 1차사고 차량을 발견한 후 급정거를 하다 연쇄추돌사고로 이어졌는지,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했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경찰은 사고현장 인근 8개 CCTV의 녹화영상을 확보하고 35명의 사상자를 낸 이날 대형교통사고의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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