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꿈을 이룬 김광현(31)은 대승적인 결단을 내린 친정 팀 SK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달러(약 93억원)에 계약한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구단 입단 기자회견에도 참석해 현지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모든 질문에 답한 뒤 김광현은 “한 마디를 더 하고 싶다”며 SK 얘기를 꺼냈다. 그는 “소속팀의 허락이 없었으면 여기에 올 수 없었다. SK에 정말 감사하다”며 준비해 온 ‘THANK YOU SK’ 플래카드를 들었다.
김광현은 올 시즌을 마친 뒤 미국 진출에 의지를 드러냈다. 2016년말 SK와 4년 총액 85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2017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재활로 통째로 날려 완전한 FA 신분이 되려면 2년을 더 SK에서 뛰어야 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현재 구위나 몸 상태로 볼 때 마음 속에 간직한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룰 적기로 판단해 시즌 종료 시점부터 도전 의지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처신에 대한 비판도 받았다. 김광현은 시즌을 마친 뒤 손차훈 SK 단장과의 만남에서 프리미어12 대회 종료 후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는데 대회 기간 중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으로 구단의 허락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김광현은 이후 구단과 면담에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결국 선수의 의지를 꺾지 못하고 지난달 22일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하기로 결정했다. SK는 “여러 차례 구단 내부 회의를 통해 KBO리그 첫 사례라는 부담과 팀 경기력 저하 우려 등 많은 부분을 고민했다”면서 “그러나 SK 구단은 야구계 인사들의 다양한 의견, SK 팬들의 바람 등을 여러 경로로 파악한 뒤 허락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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