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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총리로 낙점… 대통령 빼고 다 해본 ‘진군의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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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총리로 낙점… 대통령 빼고 다 해본 ‘진군의 정세균’

입력
2019.12.17 18:28
수정
2019.12.17 23:4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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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 서열 2위→5위 초유의 행보… 與 고위직 모두 경험

대기업 임원 출신, 조정능력 탁월… 丁 “국민 위해 자리 안 따져”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국회의 총리 인준 투표를 통과하면, 입법부 1인자와 행정부 2인자를 모두 지내게 된다. 노무현 정부 때 여당 대표(옛 열린우리당 의장)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력까지 더하면 ‘여권 인사가 오를 수 있는 고위직을 전부 경험하는 최초의 정치인’이 된다. 남는 자리는 단 하나, 대통령이다. 여권엔 “정 후보자가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총리직을 수락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정 후보자가 이낙연 현 총리처럼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단숨에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것이다.

정 후보자는 전북 진안 출신으로, 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 총리에 이어 ‘호남 총리’의 대를 잇게 됐다. 정 후보자는 15대 국회 전북 진안ㆍ무주ㆍ장수에서 내리 4선을 했고, 19, 20대 국회에선 ‘정치 일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재선을 했다.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왔고, 고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정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힌다. 쌍용그룹 사원에서 출발해 17년간 재직하며 상무이사에 올랐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젊은 경제 전문가’로 발탁해 정계에 입문했다. 산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맡아 수출 3,000억달러 시대를 열기도 했다. 최근엔 민주당 소재부품장비인력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 후속 조치를 진두지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 후보자를 낙점한 것은 그의 ‘경제 총리’ 자질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심판론을 제기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을 감안한 인사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17일 정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경제계를 잘 아는 분이며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2016년 12월 9일 정세균 총리 지명자가 국회의장 재임 당시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는 모습. 연합뉴스
2016년 12월 9일 정세균 총리 지명자가 국회의장 재임 당시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 후보자의 별명은 ‘미스터 스마일’이다. 성품이 온화하고 갈등 조정 능력이 탁월해 야당 의원들에게도 두루 신망 받는다.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의 ‘협치 DNA’가 극단의 대치로 흐르는 여야 관계를 풀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최근 몇 년 사이 강한 지도자로 변신했다. 20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눌렀고, 최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도전을 물리치고 종로 수성 의지를 내보였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도 이끌었다. 당내 입지도 탄탄한 편이다. 이원욱, 안규백, 김영주, 박병석, 최재성 민주당 의원 등이 정세균계(SK계)로 분류된다.

전직 국회의장이 국가 의전 서열을 낮춰 총리까지 하려는 것에 대한 여론 향배가 인사 검증 정국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국가 의전서열 상 국회의장은 대통령 다음인 2위고, 총리는 5위다. 정 후보자는 “국회의장 출신이라 (총리직을 수락하는 게) 적절한지 고심했지만,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그런 것은 따지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정면 돌파 의지를 확인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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