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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북한… 끝내 비건 회동 제안에 무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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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북한… 끝내 비건 회동 제안에 무응답

입력
2019.12.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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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김정일 8주기 맞아 참배… 내부 결속용 메시지만 

 통일부 “北, 신년사서 북미 협상 중단 선언 배제 못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8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8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면서까지 공개 회동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8주기를 맞아 참배하면서 공개 행보를 했지만, 미측이 바라는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동지께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었다”고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 1주기인 2012년부터 이곳을 찾았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김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입상에 경의를 표시하고, 입상에는 김 위원장 명의로 “꽃바구니가 진정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존엄 높은 우리 국가의 강대한 힘을 세계만방에 떨치시며 이 땅 위에 자력부흥, 자력번영의 장엄한 새 시대를 펼쳐가시는 최고영도자 동지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 주체혁명 위업의 종국적 완성을 위한 투쟁에서 혁명의 지휘성원으로서의 책임과 본분을 다해나갈 불타는 결의를 다지었다”고 했다. 북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메시지는 있었지만, 북미 관계와 관련한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비건 대표는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지만 북측이 반응할 경우 일정을 변경할 것까지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끝내 화답하지 않았다. 북측이 비건 대표 제안에 응하지 않은 건 실익이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와 북측 관계자가 만나더라도 구체적인 내용을 다루지 않고 협상 재개 논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미측 제안에 바로 응대할 경우 조급함을 드러내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제안해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것과 달리, 실무급에서 예상치 못한 제안에 응대하는 건 북한 내부적으로도 ‘부른다고 쪼르륵 달려가냐’는 반발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건 대표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서 협상 시한으로 북한이 통보한 ‘연말’까지 북미 협상은 큰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가 이날 ‘북한정세 2019년 평가 및 2020년 전망’ 자료에서 “‘연말 시한’ 내 북미 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미협상 중단’ 등을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듯, 당분간 한반도 정세는 긴장 국면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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