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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공무원도 유급 육아 휴가 간다... 예산에 첫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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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공무원도 유급 육아 휴가 간다... 예산에 첫 반영

입력
2019.12.17 17:28
수정
2019.12.1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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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2020회계연도 예산안 합의

12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주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12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주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연방공무원의 유급 육아 휴가제도 시행안이 포함된 예산 법안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유급 휴가 보장은 사상 처음으로 부자 나라 가운데 유급 휴가에 인색하기로 유명했던 미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P통신은 16일(현지시간) “미 의회가 연방 공무원의 유급 육아 휴가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인구조사 관련 비용이 포함된 1조4,010억달러 규모의 예산안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가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1일∼2020년 9월30일)에 쓸 지출 계획을 담은 이번 예산 법안은 17일 하원 표결을 거쳐 늦어도 20일까지 상원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 중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단연 연방공무원들이 12주짜리 유급 육아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미국은 1993년부터 12주 간 무급으로 육아 휴가제를 시행하고 있을 뿐, 선진국 그룹에서 연방공무원에게 유급 휴가를 주지 않는 유일한 나라였다.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연방공무원 210만여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AP에 따르면 미국은 공무원뿐 아니라 직장인의 80%가 어떤 형태의 유급 육아휴가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이나 금융업체에서 일하는 백인 고소득층만이 만끽할 수 있는 일종의 특권으로 인식돼 왔다. 여성 직장인 권리 문제를 다뤄온 미 온라인 매체 페어리갓보스 관계자는 “미국의 최대 고용주인 연방정부가 유급 육아 휴가제를 도입한 것은 다른 분야 고용주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번 예산안을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

예산안에는 미국이 연방 헌법에 따라 10년 주기로 실시하는 인구조사(2020 센서스)를 위한 76억달러와 총기 폭력 조사에 들어가는 2,500만달러도 배정됐다. 총기 폭력 관련 예산이 책정되기는 20년 만에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비용 13억7,000만달러도 포함됐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요구한 86억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아울러 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현행 18세에서 21세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따라 미 식품의약국(FDA)이 6개월 안에 관련 규정을 만들면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에 들어간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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