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 “2020년 운항 재개 보장 못해” 발표에 결단
부품 공급하는 대한항공 “당장은 큰 영향 없을 것”
잇따른 추락 사고로 운항 중지 조치가 내려진 보잉 737맥스 기종의 생산이 결국 중단된다. 판로가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희망을 걸었던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연내 면허 갱신이 불투명해지자 보잉사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평가다. 전 세계 항공우주 산업에서 차지하는 보잉의 절대적인 비중을 감안할 때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보잉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운항 중단 이후 생산된 737맥스 기종 400여대를 보관 중이며 다음 달부터 생산을 중단하고 재고물량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잉은 이번 조치와 관련, 보잉의 전체적인 항공기 생산 시스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중장기적으로 737맥스 기종의 생산을 재개하는 것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성명은 “규제당국의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모든 의문에 답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보잉의 다소 전격적인 이번 결정은 스티브 딕슨 FAA 청장의 최근 발언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딕슨 청장은 지난 11일 하원 교통위원회 청문회와 경제 전문매체 CNBC 인터뷰 등에서 “문제를 일으킨 737맥스가 운항을 재개하려면 수많은 남은 절차들이 완수돼야 한다”며 “2020년에 운항할 수 있다고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운항 중지로 생산ㆍ판매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사실상 운항 재개가 아예 불가능해질 가능성까지 생겨난 것이어서 보잉으로서는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진 셈이다.
보잉이 미국 제조업체 중 고용 규모가 최상위권이란 점에서 고용ㆍ실업 문제가 불가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보잉은 “해고나 휴직 없이 노동자들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현실적으로 737맥스 생산공장의 노동자 1만2,000명 전원의 재배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세계 수백개의 부품회사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루크 틸리 윌밍턴트러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잉이 1분기 동안 맥스 기종의 생산을 중단하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0.3%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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