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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난입 부추긴 한국당과 황 대표, 염치 있다면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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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난입 부추긴 한국당과 황 대표, 염치 있다면 사과하라

입력
2019.12.18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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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주최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참가자들과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이 본청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주최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참가자들과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이 본청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여야가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놓고 대치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지지 극렬 시위대 수천명이 국회에 난입, 장시간 소란을 피우고 폭력까지 행사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한국당이 의사당 본청 앞에서 주최한 ‘날치기 규탄대회’ 참석을 구실로 벌어진 이 소동은 당 지도부가 사실상 동원하고 부추긴 것이어서 충격적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되레 “우리 요청에 국민이 응답했다”는 등 ‘정신 승리’를 주장하며 19일까지 국회 내 동원 집회를 이어간다고 한다. 이성 잃은 기관사가 모는 기차가 총선까지 달릴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한국당은 “극우 집단에 민의의 전당이 유린당했다”는 안팎의 비판에 아랑곳없이 크게 고무된 표정이다. 황교안 대표가 “우리가 이겼다”고 외친 것처럼 지지자들의 시위 덕분에 그제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막았다고 보는 것이다. “여권이 ‘4+1’ 공조 체제로 압박한다면 우리는 분노한 민심의 결집으로 맞설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무책임한 폭력 선동”이라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당 일각에서 국회 밖 규탄대회를 건의했지만 황 대표 등 지도부가 “여론이 움직인다”며 일축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삭발ㆍ단식ㆍ농성에 이어 난동 규탄대회를 이끈 황 대표의 투쟁 방식은 설득력이 없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툭하면 헌법과 법치를 들먹이던 야당 대표가 의사당 진입까지 시도하며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든 ‘태극기 부대’의 난동을 부추겨놓고 ‘우리의 승리’ 운운하는 것은 망발에 가깝다. 당내에서조차 황 대표를 향해 “눈앞의 지지에 흥분해 판단 능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여당이 시위대를 ‘나치 돌격대’에 비유하며 황 대표의 ‘극우ᆞ공안 정치’를 당국에 고발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황 대표가 한국당의 국회 농성장에서 활동하는 극우 유튜버에게 입법조사원 자격을 부여해 국회 출입과 취재를 자유롭게 하자고 제안한 것도 조급한 그의 마음을 드러낸 무리수다. 황 대표는 줄곧 통합과 쇄신을 총선 승리의 키워드로 내세웠지만 지금 그의 머리와 손에는 어느 것도 없다. 황 대표는 정부 실책만 바라며 말과 행동을 뒤집는 위선적 정치를 중단하고 국민과 국회에 사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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