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후반기를 이끌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지명됐다. 입법부 수장을 지낸 정 전 의장이 국회 표결을 통과해 행정부를 지휘할 총리가 될 경우, 대통령을 빼고 국가 주요 직책을 모두 맡는 정치인이란 타이틀을 갖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이낙연 총리 후임으로 정 전 의장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6선 중진의원인 정 후보자는 전북 진안 출신으로, 이 총리에 이어 ‘호남 총리’의 대를 잇게 됐다. 정 전 의장은 15대 총선 때부터 전북 무주ㆍ진안ㆍ장수에서만 내리 4선을 역임했다. 19대 총선 때 지역구를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로 옮겨 야권 유력 정치인들을 연이어 꺾었다.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당선돼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했다.
정 후보자는 ‘미스터 스마일’로 불릴 정도로 온화한 성품으로 유명하다. 동료 의원과 국회 출입기자들이 선정하는 ‘백봉신사상’을 12번이나 받을 정도로 신망이 두터운 정치인이다. 열린우리당 의장과 민주당 대표 등 당 대표를 세 번이나 역임한 바 있다. 정 후보자는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이끌었고, 이후 국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권에서는 정치적 리더십은 물론 당내 몇 안 되는 ‘경제 전문가’란 평가를 받는다. 기업인 출신으로 실무경제에 밝다는 점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휘할 적임자란 평가를 받았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쌍용그룹 사원에서 출발해 상무이사 자리에 올랐고, 1995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경제전문가 몫으로 발탁해 정계에 입문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냈고, 최근엔 더불어민주당 소재부품장비인력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일본의 수출규제 후속조치를 진두지휘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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