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명의 사망자를 낸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의 책임자로 기소된 이 병원 법인 이사장에게 징역 8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및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세종병원 이사장 손모(57)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1월 26일 밀양시 가곡동 소재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의사 1명,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을 포함해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이 부상당하는 등 총 15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수사 결과 병원 1층 응급실 천장의 전기배선이 꺾이거나 눌려 합선이 발생해 불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병원은 26년 동안 전기배선에 대한 정밀점검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여러 차례 병원 건물을 증축해 전력량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2017년에만 누전이 3차례 발생하기도 했다.
검찰은 재난 상황을 대비한 시설 점검 등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 긴급 상황에서 구조를 지체케 한 혐의로 손씨와 병원 간부, 세종병원 법인 등을 재판에 넘겼다. 손씨는 400억원이 넘는 요양급여비를 가로채고, 병원 자금 1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았다.
1ㆍ2심 재판부는 손씨에게 10년 동안 병원을 운영하면서 소방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큰 인명피해를 낸 책임과 자금 횡령 혐의를 인정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병원 총무과장이자 소방안전관리자 김모씨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 세종병원 행정이사 우모씨는 금고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피고인 중 손씨만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봐 이번에 형을 확정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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