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아이들은 바깥보다는 집안이나 키즈카페 같은 실내에서 많이 노는 것 같다. 너무 바빠서 놀 시간이 부족한 걸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 친구와 간식을 사 먹으며 신나게 뛰놀았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아이들의 놀이 문화도 확실히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 길거리 간식 중에 ‘달고나’라는 것이 있다. 달고나는 설탕을 녹인 후에 소다를 넣어서 만드는데, 이걸 집에서 만들어 먹겠다고 하다 집에 있는 국자를 태워 먹어 엄마에게 혼났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이런 달고나의 추억을 회상하다 보면 지역별로 이것을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네마다 ‘달고나’, ‘뽑기’, ‘띠기’와같이 다르게 부른다는 것을 알고서는 친구와 서로 신기해했던 적이 있다.
어릴 적 이야기를 하다 지역별로 다른 이름이 나오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주인아저씨에게 동전을 내고 입장하면, 정해진 시간 동안 신나게 점프하면서 하늘로 나는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던 ‘트램펄린’이란 놀이기구가 있다. 이것을 부르는 이름도 동네마다 제각각이었는데,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방방’, ‘방방이’ 혹은 ‘퐁퐁’이었다.
두 팀으로 편을 가르기 위해 했던 동작도 떠올려보자. 손바닥을 내보이느냐 손등을 내보이느냐에 따라 편이 나누어졌던 이 동작을 부르는 이름도 동네마다 제각각이다. ‘엎어라 뒤집어라’라는 구호를 외쳤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엎어라 뒤집어라’ 말고도 각자의 동네에서 불렀던 이름들이 다양하게 나왔다. 동네마다의 이름을 외치며 신났었던 시절이 생생해진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불렀는지 이야기하다 보면, 어릴 적 같은 지역에 살았던 걸 알고 서로 반가워질 수도 있다. 말은 이런 색다른 재미를 가져다 준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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