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이 여러 면에서 긴장 관계에 있다는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압박과 잦은 주한미군 철수 언급이 동맹 간 신뢰를 흔들어 긴장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CRS의 아시아 문제 전문가인 에마 챈럿 에이버러는 지난 10일 발간한 ‘한미동맹과 의회를 위한 쟁점’ 보고서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ㆍ경제적 파트너 중 하나”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CRS는 미 연방 의회에 주요 정책분석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보고서는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기적 언급과 동맹 가치에 대한 비판이 미국의 안보 약속에 대한 한국의 의심을 더 광범위하게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둘러싼 양국 간 이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와 조건 불일치 △북한과 중국에 대한 양국 접근법 차이 등을 또 다른 긴장 요인으로 꼽았다.
소식통을 인용,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연내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이 다양한 비용을 모아 기존에 없던 ‘준비 태세’ 항목을 신설했고 한국은 지불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달 한 여론조사에서 70%에 달하는 한국 국민들이 ‘주한미군을 감축하더라도 방위비 추가 지불에 반대한다’고 답한 사실을 소개하며 “미군 주둔에 대한 대중적 지지 하락은 동맹의 정치적 생존 가능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일 간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균열은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보고서는 “주한미군의 대규모 감축이나 전면 철수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군 주둔을 재편하고 일본을 주요한 미군 주둔지로서 홀로 남게 할 것”이라며 “이를 환영할 나라는 미국의 동맹을 낡고 역효과만 내는 것으로 비판해온 중국과 러시아”라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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