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일본 경제산업장관은 16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 결과와 관련해 “대화를 한 것이 하나의 진전”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 결정을 당장 내리지 않았지만 한국과 대화를 거듭하면서 상호 이해를 높여가며 수출규제 완화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가지야마 장관은 이날 저녁 경산성 본관에서 한일 통상당국 간의 제7차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끝난 기자 브리핑에서 “이번 대화에선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민감기술 관리를 둘러싼 정세와 과제, 한일 양측의 수출관리 제도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양국의 수출관리 제도 운용에 대해 전문적 관점에서 폭넓게 논의해 상호 이해를 촉진할 수 있었다”며 “양측은 현재의 안보 환경에 비추어 앞으로도 각각의 책임과 재량 하에 실효적인 수출 관리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했다. 이어 양국이 수출관리 제도 운용의 새로운 개선 상황에 관한 정보 공유를 포함해 현안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정책대화 등 의사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정책대화가 예정보다 3시간 이상 넘게 연장된 것에 대해선 “한일 양쪽에서 차분히 논의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대화에서 한국이 요구하는 수출규제 완화에 대한 진전이 있었는지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3년 6개월 만의 대화에서 상호 (수출관리) 체제를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서로 확인을 거듭하는 가운데 판단을 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또 일본이 미비하다고 주장했던 수출관리 체제에 대한 한국 측 설명이 만족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아직 각각의 체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단계”라고 했다.
다만 양측이 대화를 계속하는 것 외에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며 “대화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있고 대화를 거듭하는 것은 판단의 재료가 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주장한 한국 수출관리 제도와 인원에 대한 미비점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대화를 병행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일본이 수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명분 마련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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