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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선진국들은 외면… 유엔 기후총회 또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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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선진국들은 외면… 유엔 기후총회 또 빈손

입력
2019.12.16 18:39
수정
2019.12.16 21: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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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 열차 ‘의전’ 해프닝도

환경운동가들이 1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 회의장 주변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환경운동가들이 1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 회의장 주변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이것은 비극이고 코미디다.”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폐막한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 남태평양 도서국 투발루 대표로 참가했던 이안 프라이 기후변화대사는 선진국들을 향해 날을 세우며 일침을 가했다. 겉으로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한다던 선진국들이 정작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외면하고, 심지어는 그 피해를 개도국들에 전가하는 이기적 태도를 보인 데 대한 울분이었다.

전 세계 196개국 대표가 참가한 가운데 지난 2일 개막한 기후총회는 이날 막을 내렸다. 당초 예정된 폐막일(13일)을 이틀이나 연장해 가며 역대 최장 마라톤 회의를 벌였으나, 핵심 쟁점이었던 파리기후변화협약을 구체화하는 합의에는 끝내 이르지 못했다. ‘칠레-마드리드 행동의 시간’이라는 선언문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조치를 각국이 보다 충실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개발도상국들은 이번 총회에서 탄소 배출 의무 감축량을 더 늘리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미국과 브라질, 호주 등은 주저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아예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달 유엔에 파리협약 탈퇴를 공식 통보한 미국은 회의 기간 내내 소극적 태도로 일관, 군소 국가들의 지탄을 한 몸에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마지막 기후협상에서도 미국은 재앙으로 고통받는 가난한 나라들의 경제적 손실을 어떻게 보상할지에 대한 합의를 방해했다”고 꼬집었다.

결국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이제 협상은 제26차 영국 글래스고 총회로 넘어가게 됐다. 뚜렷한 진전도 없이 ‘1년’이 그냥 흘러가게 된 셈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등 이산화탄소 대량 방출 국가들이 꾸물거리는 사이, 군소 국가들은 대규모 홍수와 태풍의 위협에 더욱 가까워졌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14일 독일로 향하는 도이체반(DB) 열차 안에서 배낭들에 둘러싸인 채 바닥에 앉아 있다. 자신의 트위터에 그가 올린 사진으로, 이후 트위터에는 DB 측이 툰베리에게 제대로 좌석조차 배정해 주지 않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들끓었다. 툰베리 트위터 캡처ㆍAP 연합뉴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14일 독일로 향하는 도이체반(DB) 열차 안에서 배낭들에 둘러싸인 채 바닥에 앉아 있다. 자신의 트위터에 그가 올린 사진으로, 이후 트위터에는 DB 측이 툰베리에게 제대로 좌석조차 배정해 주지 않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들끓었다. 툰베리 트위터 캡처ㆍAP 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회의장 바깥에선 기후변화 문제의 글로벌 아이콘이 된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에 대한 ‘의전 문제’로 소란이 일었다. 총회에 참석했던 툰베리는 14일 집으로 돌아가는 독일 철도 도이체반(DB) 안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자신의 몸집만 한 배낭들에 둘러싸인 채로 열차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툰베리에게 제대로 된 좌석도 배정해 주지 않은 DB 측의 무성의함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며 트위터가 발칵 뒤집힌 것이다.

이에 DB 측은 “당신의 일등석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 직원들에 대해서도 언급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트윗을 올린 뒤, 툰베리에게 일등석을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마치 양측 간 설전이 오가는 것처럼 비치자 툰베리도 “(독일) 괴팅겐을 지나 자리에 앉았다. 붐비는 기차는 (환경 보호 측면에서) 좋은 신호”라고 밝히며 별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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