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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화산 분출에 ‘모험 관광’ 회의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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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화산 분출에 ‘모험 관광’ 회의론 확산

입력
2019.12.16 18:12
수정
2019.12.16 21: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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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뉴질랜드 화이트섬 화산이 분출하고 있는 모습을 인근 배에 탑승한 한 관광객이 사진에 담고 있다. AP 연합뉴스
9일 뉴질랜드 화이트섬 화산이 분출하고 있는 모습을 인근 배에 탑승한 한 관광객이 사진에 담고 있다. AP 연합뉴스

최근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낳은 뉴질랜드 화이트섬 화산 분출 사태가 ‘모험 관광(Adventure Tourism)’을 둘러싼 논란에 불을 붙였다. 위험을 무릅쓰는 체험이 지속적인 관광산업이 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 관광산업의 비중과 중요도를 감안할 때 자칫 국가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국민들 사이에 ‘모험 관광’을 두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릴을 위해 자연을 잘못 이용하는 게 아닌가’ ‘충분한 예방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가’ 등의 질문을 뉴질랜드 관광업계에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뉴질랜드 북부 화이트섬에서 지난 9일 발생한 화산 분출로 당시 섬에 있던 관광객 등 16명이 숨지고 두 명은 실종됐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20여명도 심한 화상으로 중태에 빠져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참사가 뉴질랜드의 자랑인 ‘모험 관광’과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1999년 시작된 ‘100% 순수 뉴질랜드’ 캠페인은 절벽 하강과 헬리콥터 스노보드, 급류 래프팅 등의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있는데 그중에는 화산 탐사도 포함돼 있다. NYT는 “많은 이들이 이번 화산 분출이 뉴질랜드의 모험 관광사업을 망가뜨릴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이트섬 인근에 거주하는 한 부족의 지도자는 NYT에 “이번 화산 폭발은 돈을 위해서 착취당한 섬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관광수익 증대만을 목적으로 무분별한 개발을 일삼은 데 대한 자연의 ‘분노’이며, 따라서 모험 관광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사고 발생 시 개인의 소송보다는 정부 보상 절차를 선호하는 뉴질랜드의 법률 시스템이 ‘위험 감수’ 문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험 관광이 사실상 법률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험 관광사업에 엄격한 규제를 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뉴질랜드의 관광사업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6%로 호주나 미국 경제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의 두 배에 달한다. 최대 수출 종목(전체 수출액의 20.4%)이기도 하다. 때문에 모험 관광을 중단하거나 축소할 경우 국가경제 자체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NYT는 “저신다 아던 총리도 내년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어 화이트섬 관광 중단조차 장기간 유지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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