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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연한 조치와 합의” 언급한 美… 北, 위협 멈추고 호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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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연한 조치와 합의” 언급한 美… 北, 위협 멈추고 호응해야

입력
2019.12.17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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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부, 통일부 당국자들을 잇따라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 등을 논의했다. 비건 대표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을 향해 “우리는 여기 있고 당신들은 우리와 접촉할 방법을 안다”고 말했다. 북측에 방한 기간 중 판문점 회담을 촉구한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미국은 시한을 정하지 않았다”며 북한이 연말 시한에 연연하지 말 것도 주문했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북한이 협상을 접고 ‘새로운 길’을 가려는 상황을 되돌릴 거의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다. 최근 북한은 “비핵화 이슈가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며 영구폐쇄를 약속했던 동창리 발사장에서 두 차례 중대 실험의 성공을 밝혔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지 모른다는 추측도 나온다. “북한의 협상 상대에게 직접 말하겠다” “일을 할 때이고 완수하자” “미국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비건 대표의 발언에서도 이런 상황의 엄중함이 묻어난다.

북미가 판문점 접촉으로 긴장 고조를 막고 비핵화 대화 재개 원칙에 공감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17일 비건 대표의 출국을 앞두고 북한이 대화 제의에 응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비록 접촉이 불발돼도 다양한 채널을 통한 북미 소통은 가능하다. 북한은 비건 대표가 거듭 “단계적이고 유연한 조치”를 통해 “양측 목표에 부합하는 균형 있는 합의”에 이를 용의를 밝힌 점을 흘려 듣지 말아야 한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 답보 상태인 협상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되지만, 일방적으로 대화 시한을 정한 뒤 쫓기듯 협상 파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최근 담화에서 “우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언행도 삼가야 연말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태도를 보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북미가 당장 큰 틀의 타협을 이루긴 어렵겠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양측의 이해 조정을 위한 실무회담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특히 북이 레드라인을 넘는 오판을 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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