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세군다 디비지온(2부리그)에서 특정 선수를 집단으로 비난하는 관중들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극우 성향으로 알려진 선수를 향해 진보성향 짙기로 유명한 팬들이 인신공격성 응원구호를 쏟아 내면서다.
16일(한국시간) ‘아스’ 등 스페인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데 바예카스에서 열린 라요 바예카노와 알바세테의 2019~20 세군다 디비지온 20라운드 경기에서 바예카노 팬들이 알바세테 소속 로만 조줄리아(30ㆍ우크라이나)를 향해 거친 욕설과 함께 ‘나치’라며 비난했다.
재작년 바예카노에 임대됐던 조줄리아는 당시 신나치주의를 신봉한다는 의혹에 휘말렸고, 스페인에서도 진보적 성향을 가진 바예카노 열혈 팬들의 항의로 임대는 철회됐다. 조줄리아는 임대철회 당시 “나는 어떤 정당이나 신나치주의 집단과 연관돼 있지 않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이날 경기 주심을 맡은 로페즈 토카 심판은 조줄리아를 향한 팬들의 비난이 전반부터 지속되자 경기를 중단시켰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은 경기 중단 직후 “주심은 경기 초반 조줄리아를 상대로 심각한 모욕과 괴롭힘을 본 뒤 양팀 요구에 따라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라리가는 주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조줄리아 소속팀 알바테세 역시 경기 중단이 결정된 뒤 “주심은 우리 팀과 바예카노, 라리가의 협조로 경기를 중단했다”며 “이 결정은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경쟁의 가치, 그리고 스포츠 정신을 보호하기 위한 객관적 판단 하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대표에서도 활약한 조줄리아는 대표팀에서 33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한 뒤 2016년 11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o.com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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