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한 직후 또 방문…공개된 것만 네 번째 
 대북특별대표 Biegun과 채식주의자 vegan 발음 같아 눈길 
스티븐 비건(가운데)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과 함께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 '닭한마리'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북 비핵화 협상 논의를 위해 15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저녁 식사 장소는 어김없었다. 서울 광화문 인근 닭요리 전문점인 ‘닭한마리’다. 그의 ‘닭한마리’ 인연은 공개된 것만 벌써 네 번째다.

오후 3시 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비건 대표는 함께 온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 일행과 함께 얼마 뒤 그가 방한 때마다 묵는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인근 ‘포시즌스 호텔 서울’ 근처 식당 ‘닭한마리’에서 목격됐다.

비건 대표의 ‘닭한마리’ 행보는 지난 2월부터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 실무협상을 평양에서 2박 3일간 진행하고 돌아온 당일인 2월 8일이었다. 오후 6시 35분쯤 경기 평택시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오후 9시쯤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본국에 협상 결과를 보고한 비건 대표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밤 11시쯤 ‘닭한마리’를 찾았다. 국자를 들고 웃고 있는 비건 대표의 사진을 한 신문이 이튿날 1면에 싣기도 했다.

역시 한국 측과 북핵 협상 재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한한 5월에도 방한 당일인 8일 오후 8시쯤 저녁을 먹기 위해 이 식당을 찾았다. 오후 6시 45분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그의 첫 끼였다.

8월의 ‘닭한마리’ 저녁은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방침을 발표한 22일이었다. 청와대가 배경 설명까지 마친 직후인 그날 7시쯤 식당을 방문했다. 당시 귀국 일정을 하루 미뤘는데 ‘닭한마리’에 가려고 연장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회자될 정도로 그의 닭한마리 사랑은 이미 유명해진 상태였다.

워낙 자주 그가 ‘닭한마리’를 찾는 만큼 그의 취향으로 봐야 하지 않겠냐는 게 누리꾼들의 분석이다. 맑은 육수에 채소와 떡, 생닭 등을 넣고 끓인 뒤 소스에 찍어 먹으면 외국인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치킨 수프’ 맛이 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숙소와 가깝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방한 때마다 같은 숙소(포시즌스 호텔)에 머무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일 거라는 추측이다.

일부에서는 그의 성(姓ㆍBiegun)이 ‘채식주의자’(vegan)를 뜻하는 조어와 발음이 같다는 사실에 착안해 ‘채식주의자의 육식 사랑’ 식 재밋거리로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비건은 1944년 ‘베지테리언 소사이어티’ 멤버들이 유제품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 개념을 탐구하던 중 ‘채식주의자(vegetarian)’와 ‘시작(beginning)’이라는 두 가지 표현을 결합해 만든 용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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