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 원치 않아 30년 만에 철거”
설악산 백담사가 골프장 나들이에 이어 호화 오찬 논란이 빚어진 전두환씨의 물건을 모두 철거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만해(萬海) 한용운(1879~1944) 선생이 출가했던 백담사는 전씨가 대통령 퇴임 후 일해재단을 비롯한 5공비리가 불거진 1988년 11월23일부터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13개월간 은거하던 곳이다. 당시 서울 연희동 집을 떠나며 전씨는 사과문을 통해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공언했다.
전씨가 백담사를 나온 뒤에도 사찰 측은 화엄실에 안내문을 설치하고 전씨의 물건을 보존, 전시해왔다.
그러나 백담사는 최근 사찰 내 화엄실에 머물며 사용했던 모든 물건을 최근 철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씨가 머물며 썼던 의류와 침구류, 거울, 촛대, 화장대, 세숫대야 등이다. 인제군 등은 “더는 전씨와 관련한 구설에 오르는 것을 원치 않아 보관하고 있던 전 전 대통령의 물건 등을 철거했다는 말을 백담사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담사가 물건을 철거한 정확한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전씨는 12ㆍ12 군사쿠데타 40주년인 지난 12일 서울 강남의 한 중식당에서 정호용 전 국방부장관, 최세창 전 특전사령관 등과 오찬을 해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앞서 지난달 7일에는 강원 홍천군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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