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별까지 아름다웠던 ‘구-허’ 양가의 동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별까지 아름다웠던 ‘구-허’ 양가의 동행

입력
2019.12.15 16:25
수정
2019.12.15 20:41
8면
0 0

구인회 초대 회장 때 사돈 인연… 2004년 불협화음 없이 계열 분리

GS그룹 명예회장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5일 오전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시내의 한 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GS그룹 명예회장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5일 오전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시내의 한 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동안 끈끈하게 이어왔던 LG와 GS 그룹의 ‘아름다운 동행’도 재조명 받고 있다. 허태수 GS 신임 회장 등 GS그룹 인사들이 첫날부터 구 명예회장의 빈소를 잇따라 찾아오는 등 한 때 LG를 공동 경영했던 양가의 돈독한 유대 관계가 이번에 다시금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초대 회장 때 사돈지간으로 연을 맺은 구씨 일가와 GS 그룹의 허씨 일가의 인연은 2004년 계열분리가 되기 전까지 3대(57년)에 걸친 동반자 관계였다. 1947년 구인회 창업회장의 장인인 허만식씨와 재종(6촌)간인 허만정씨가 3남인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경영수업을 구씨 일가에 의뢰하고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에 공동 출자한 게 그룹 공동 경영의 시작점이었다.

무엇보다 양가는 2004년 만남만큼이나 아름다웠던 이별로 남아 있다. 불협화음 하나 없이 이뤄진 계열 분리는 ‘재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별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사업매각이나 합작,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의 위기 상황에서도 주요 경영 사안은 양가 합의를 통해 잡음 없이 이뤄졌다”며 “이후 계열 분리 과정에서 또한 합리적이고 순조롭게 아무 문제 없이 진행이 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구 명예회장 직계가족은 전자와 화학, 통신 및 서비스 부문을 맡아 LG그룹에 남기로 했고, 허씨 일가는 정유와 유통, 홈쇼핑, 건설 분야를 떠안고 GS그룹으로 독립했다. 나머지 전선과 산전 등은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창업고문이 각각 전담하면서 LS그룹으로 분리했다. LG그룹 관계자는 “한번 사귀면 헤어지지 말고 부득이 헤어지더라도 적이 되지 말라는 창업 회장의 뜻을 구 명예회장이 철저히 지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15일 빈소를 찾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은 “더 오래 사시면 좋았을 텐데”라며 “남은 저희는 마치 어둠에서 길을 잃은 듯한 심정에 안타까움만 더욱 거쳐가고 이제 따뜻한 고인의 미소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하늘이 원망스럽게 느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허 명예회장은 LG그룹과 분리 뒤 초대 회장을 맡아 최근까지 GS그룹을 이끌다 허태수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