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세 번째 탄핵 표결 직면… 첫 임기 대통령으로는 처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과 회담하기 전 기자들에게 탄핵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다음주 본회의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돼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여당인 공화당과 야당인 민주당의 본격적인 표대결 국면으로 들어가게 됐다.

이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원 법사위는 탄핵소추안에 적시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방해, 권한남용 2가지 혐의를 각각 표결에 부쳐 두 혐의 모두 찬성 23명, 반대 17명으로 통과시켰다. 전날 법사위는 14시간에 걸친 회의에도 불구하고 표결을 하지 못했지만 이날 회의는 2개의 탄핵사유 안건에 대해 찬반을 확인하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탄핵안은 다음주 하원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하원이 “신속하게” 탄핵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 보좌관은 하원이 18일 탄핵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 상원의 탄핵심판 절차로 넘어간다. 그러나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어서 부결 전망이 우세하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의회의 탄핵 표결에 직면한 세 번째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공히 상원에서 부결돼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4년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하원의 표결 직전 사임했다. 재선이 아닌 첫 임기 때 탄핵 정국을 맞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하원 법사위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매우 슬픈 일이지만 나한테는 정치적으로 좋다”며 탄핵 조사로 자신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심판이 오랜 기간 진행돼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탄핵조사를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자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안이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점을 의식한 듯 “나는 (탄핵심판이) 오랜 절차가 걸려도 상관하지 않는다”며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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