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르무즈 파병’ 방위비 분담금과 연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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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호르무즈 파병’ 방위비 분담금과 연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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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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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장면. 다음주 서울에서 제5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NSC)이 12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동맹국들에 요청한 호르무즈 파병에 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어떤 수준으로 기여할지 논의했다는 것이다. 참모 장교 1명을 먼저 파견하고 전투 병력은 추후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단계적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국과 관계, 국제사회 여론, 이란과의 교역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히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논의는 우리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집요하게 이어지는 미국의 파병ㆍ지원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선회했음을 의미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내 수입 원유의 70% 이상이 지나는 중요한 해상로여서 이곳의 안전은 우리 경제에도 핵심적 이해가 걸린 문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주요 원유 수입국 중 하나였던 이란이 파병 결정에 크게 반발할 것이 명확해 판단을 미뤄왔던 게 저간의 사정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파병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하되 이란과 관계 악화를 고려해 단계적 참여를 추진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의 발표는 한반도 안보 상황을 감안한 다목적 포석의 성격이 짙다.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 협력 수준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요구에 ‘성의’를 보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무엇보다 다음 주 서울에서 개최되는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겨냥한 측면이 크다. 미국 측은 지난달 50억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분담금을 요구한 근거를 설명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을 위해 활동하는 미군도 있지 않으냐”고 거론한 바 있다. 정부가 지난 11일 주한미군 기지 4곳을 돌려받으면서 오염 정화 비용을 일단 부담하기로 한 결정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인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요소가 많다는 점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는 원칙도 중요하지만 실리를 우선해 접근해야 한다.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도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 연합’에는 참가하지 않되 조사ㆍ연구 목적으로 호위함 1척을 중동에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철저히 국익의 관점에서 결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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