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7년엔 노인 > 생산연령인구… 부양비 세계 최고
흡연율 줄었지만 음주량은 남녀 모두 ‘고위험’ 수준
65세 이상 노인 중 70%가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가 고령자 가족을 돌보는 이른바 ‘노노(老老)케어’가 일상화한 것이다. 50년 뒤인 2067년에는 고령 인구가 전체의 46.5%를 차지하면서 생산연령인구 1명이 고령인구 1명 이상을 부양하는 사회가 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9’를 13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사회지표’와 국가승인통계 자료를 활용해 우리 사회의 변화 양상을 진단하는 종합사회보고서다.
올해는 이재열 서울대 한국사회과학자료원장을 중심으로 29명의 연구진들이 △인구 △가족ㆍ가구 △건강 △교육 △노동 △소득ㆍ소비 △문화ㆍ여가 △주거ㆍ교통 △환경 △안전 △사회통합 등 11개 분야의 연구를 진행했다.
한경혜 서울대 교수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실태조사(2017년) 자료 등을 분석한 ‘노인의 가족지원 및 돌봄의 양상’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가 생존해 있는 65세 이상 노인 중 69.7%는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었다. 고민 상담과 같은 정서적 지원을 하는 비중도 40%가 넘는다. 반면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노인은 28.4%, 정서적 지원을 하는 노인은 62.3%로 나타났다.
일상생활능력이 부족한 가족 구성원들을 직접 돌보는 50대 이상 중고령자를 분석한 결과, 이들 중 56.6%는 배우자를, 36.4%는 본인이나 배우자의 부모를 돌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가족원을 직접 돌본 50세 이상 중고령자 중 58.6%가 70대 이상 노인”이라며 “가족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 온 노인이 최근에는 배우자나 부모 등 같은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급속한 고령화는 노노케어를 더 가속화할 수도 있다. 노인 인구 비중이 늘어나는 대신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삼현 동국대 교수의 보고서 ‘다가오는 인구 수축사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인구는 2028년 5,19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67년 추계 인구는 3,929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67년 고령 인구 비중은 46.5%로 전체 인구의 45.4%를 차지하는 생산연령인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는 생산연령인구 6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2067년에는 생산연령 1명이 고령인구 1명 이상을 부양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노년 부양비(100.4명)을 가진 사회가 예상된다.
조병희 서울대 교수의 ‘흡연과 음주 실태’ 보고서에는 “성인 남성 흡연율은 지속 하락 중이고 특히 상위 소득계층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여성 흡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조 교수는 “남녀간 흡연율이 차이를 보이는데, 여성 흡연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월 1회 이상 음주를 하는 남성(전체 남성의 74.0%)의 주간 평균 음주량이 231.0g(소주 4~5병 수준)인 ‘고위험 음주군(주당 알코올 섭취량 100g 이상)’ 기준을 훌쩍 넘는다. 여성 중에서는 50.5%가 매월 음주를 하는데, 이들의 주간 평균 알코올 섭취량은 107.5g으로 역시 고위험 음주군(70g)의 기준 이상이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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