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환경운동가에 막말…“대통령답지 못한 일” 비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에게 또 막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전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툰베리가 선정된 것에 대해 “어이 없다”고 표현했다. 그는 “그레타는 그의 분노조절 문제를 해결하고 친구랑 좋은 옛날 영화나 보러 가야 한다. 진정하라 그레타, 진정해”라고 비꼬았다.
2016년 타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던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도 최종 후보 5인에 올랐다가 떨어졌다.
툰베리는 이날 트위터의 자기소개를 '자신의 분노조절 문제에 애쓰는 10대 청소년. 현재 진정하고 친구와 좋은 옛날 영화를 보고 있음'이라고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재치 있게 응수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툰베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툰베리가 자신을 쏘아보는 사진이 온라인에 화제가 되자, 트위터에서 “툰베리는 밝고 멋진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처럼 보였다”며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대 소녀를 상대로 연일 막말을 쏟아내자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은 AP통신을 통해 “가장 수치스럽고 대통령답지 못하며 거의 겁쟁이가 할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부끄러워해야 하지만 전혀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툰베리는 지난해 9월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지 않고 스웨덴 의회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1인 시위를 벌여 이름이 알려졌다. 그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도 세계 정상들을 향해 “생태계가 무너지고 대규모 멸종의 위기 앞에 서 있는데도 당신들은 돈타령이나 하고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꾸며낸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며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느냐”고 책임을 추궁했다. 이 자리에서 툰베리가 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을 굳은 표정으로 쏘아보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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