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정당한 결정에 승복 않는 건 가짜 보수주의”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도 예산안 기습 처리에 반발해 국회 로텐더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시국사범을 처벌하던 공안검사 출신의 투쟁이 어느 진보세력보다 극렬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1일 황 대표가 농성을 시작했다. 공안검사가 천직이었다는 분이 맞느냐”며 “당 대표로 선출된 후 10개월 동안 보여준 투쟁방식은 자신이 국가의 적이라고 증오하면서 단죄했던 ‘시국사범’들도 ‘큰 스승’으로 모셔야 할 만큼 극렬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민중당,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정의당에서 당 대표를 지냈던 분들도 황 대표의 반(半)합법적, 비타협적 투쟁과 비교한다면 족탈불급(발 벗고 뛰어도 따라가기 어려움)”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의 행동은 보수주의로 보기도 어렵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보수주의는 현실의 합리성ㆍ필연성을 강조하는 세계관을 가졌다. 이렇게 볼 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 결정에 절대로 승복하지 않는 것은 가짜 보수주의”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선거법 개정은 좌파의 장기집권 음모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은 좌파 대통령이 검찰을 겁박하고 법원을 길들여 보수 정치인의 씨를 말리려는 술책”이라는 한국당의 주장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공상 정치소설 원고”라며 “그들의 뇌 내에서 생기는 망상적 공포를 어떻게 말릴 수 있나. 한국당이 정말 그렇게 믿는다면 무슨 대화가 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등은 조만간 열릴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 의원은 “국민 다수의 의사에 따라 국정이 운영되는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그 결정의 정당성 여부를 21대 총선을 통해 평가 받자”고 언급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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