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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건 방한, 北美 대치 종식과 비핵화 협상 재개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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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건 방한, 北美 대치 종식과 비핵화 협상 재개 계기 돼야

입력
2019.12.13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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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7일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위성 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7일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위성 사진.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미국의 소집 요구로 11일 열렸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리 회의가 열린 건 2년 만이다.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신형 엔진 시험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경고를 끌어내려는 것이었지만 공동성명 채택은 불발됐다. 미국은 협상의 여지를 남겨 두면서도 도발에 대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이 선의의 조치를 한 만큼 제재 완화 등 상응하는 당근을 제공해 협상을 촉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북미 협상 시한을 연말로 정한 북한은 최근 동창리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미국의 대화 요구가 “시간벌기 속임수”라며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달 중 북미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는 징후는 최근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에서도 짐작된다.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싱가포르 정상회담으로 물꼬를 튼 북미 협상이 최소한의 결실이라도 거둘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화를 통한 이해 조정 없이 이대로 대결 국면을 지속할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은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북미 어느 쪽도 원하지 않을 이런 결과를 피하려면 양측이 포괄적이냐 단계적이냐 하는 비핵화 협상의 큰 틀을 고집하기보다는 대화의 끈을 유지하며 이해를 조정하는 작업이 절실하다. 북한이 풍계리 핵시험장 폐쇄 등 선제적 조치를 한 만큼 미국이 안보리 제재 완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부 독자 제재를 푸는 등의 방법으로 협상을 살려 나가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북한의 시설 철거 압박으로 남북 현안이 된 금강산 관광 문제를 미국이 양해하거나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주는 방식으로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 역할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5일 방한해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을 시도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이 포괄적 타결이라는 원칙 아래 마냥 대화하자는 이야기만 되풀이한다면 상황은 절망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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