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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사람들과 가볍게 수다… 남의집 여행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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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사람들과 가볍게 수다… 남의집 여행 어때요”

입력
2019.12.14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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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서비스 ‘남의집 프로젝트’ 김성용 대표

김성용 ㈜남의집 대표는 “남의집은 가심비 높은 여행이다. 최근에는 사는 곳과 다른 지역의 남의집 모임을 신청해, 그 변두리 지역 여행까지 일정을 짜는 이용객이 많다”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김성용 ㈜남의집 대표는 “남의집은 가심비 높은 여행이다. 최근에는 사는 곳과 다른 지역의 남의집 모임을 신청해, 그 변두리 지역 여행까지 일정을 짜는 이용객이 많다”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이만큼 ‘가심비’(가격대비 마음의 만족도) 높은 여행이 또 있을까요?”

김성용(36) ㈜남의집 대표는 공유서비스 ‘남의집 프로젝트(이하 남의집)’를 이렇게 소개했다. 남의집은 처음 만난 사람들이 일정 금액을 내고 ‘남의 집 거실’에 모여 집주인과 취향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 2017년 국내 처음 선보인 후 독서, 만화, 음식 등을 주제로 600여명의 집주인이 문을 열어 손님을 맞이했다.

4일 경기 분당 자택에서 만난 김성용 대표는 “남의집은 집주인의 취향을 공유하는 ‘거실여행’이다. 2018년 8월 정식으로 창업하면서 업체를 ‘여행업’으로 분류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을 인터뷰했더니 ‘남의집을 통해 여행가서 친구들과 가볍게 수다 떠는 경험을 했다’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모르는 사람, 환경에 나를 던지고 싶은 욕구 때문에 여행을 가잖아요. 프랑스 여행만큼의 만족도는 못 주겠지만 남의집을 통해 3,4시간 짧은 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거죠.”

김 대표의 자택 역시 ‘여행지’로 자주 활용된다. 최근에는 ‘신혼 살림 장만’을 주제로 모임을 열었다. 김 대표 부부를 비롯해 커플 네 쌍이 모여 신접살림을 마련할 당시 ‘흑역사’를 주제로 여러 에피소드를 주고받았다.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싶은 사람들은 위해 ‘남의 집 서재’도 몇 차례 열 예정이다. 말 그대로 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김 대표의 서재에 모여 3,4시간 동안 각자 책만 읽고 가는 모임이다. 그는 “지난 9월 결혼하며 8인용 테이블처럼 ‘남의집’ 모임을 열기 위한 살림살이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남의집 호스트가 되려면 남의집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해 보내면 된다. 취향 등을 담은 신청서 내용을 토대로 담당 직원과 호스트가 초대 주제를 정하면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주제·일정을 올리고 손님을 모집한다. 최소 3명, 최대 8명의 손님을 모집하고 2만~5만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손님도 ‘남의 집’에 들어가려면 넘어야 할 관문이 있다. 직업, 신청 동기, SNS 계정을 알려주면 호스트가 직접 읽어보고 초대하고 싶은 손님을 선택한다.

김성용 남의집 대표. 배우한 기자
김성용 남의집 대표. 배우한 기자

남의집을 처음 시도한 곳이 김 대표의 거실이었다. 결혼 전 서울 연희동에서 친구와 자취를 했고, 서로의 친구를 집에 데려와 어울리며 자취집은 지인들의 아지트가 됐다. “전 직장이 다음 카카오에요. ‘IT문과생’으로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뮤직 같은 온라인 기반 서비스 마케팅, 영업을 담당했는데 그것보단 카카오택시 같은 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O2O)를 파는 게 제 적성에 맞더라고요. 공유경제, O2O 사업 경험을 제 생활에 적용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초대 손님들이 ‘우리 집에서도 이런 모임 열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거실형 에어비앤비’ 창업으로 이어졌다.

창업 초반 창업, 집 꾸미기 같은 전통적인 주제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보이차 마시기, 고수 먹기 같은 소소한 취미 공유까지 주제가 다양해졌다. 요즘은 △크리스마스 요리 미팅 △캐롤 편곡 △방구석 크리스마스 콘서트 같은 연말을 주제로 한 사례가 많다. 남의집을 찾는 손님이 바라는 주된 서비스 역시 ‘집구경’에서 ‘대화’로 바뀌었다. 김 대표는 “집은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남의집의 특징은 일회성 모임이란 점이에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솔직한 얘기를 나누는 거죠. 온라인 대나무숲처럼 부담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죠. 연말을 술보다 대화로 마무리하고 싶은 분들에게 색다른 송년회를 권합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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