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이 스페인에서 열리는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조율하고 있다고 NHK가 12일 보도했다.
모테기 장관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15∼16일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 외교장관 회의 참석하는 동안 같은 회담에 참석하는 강 장관과의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선 오는 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율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달 23일 나고야(名古屋)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조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모테기 장관은 한일 간 최대현안인 강제동원 배상문제와 관련해선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고 일본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요구를 전할 방침이라고 NHK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배상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판결을 받은 일본 기업이 의무적으로 배상을 위한 돈을 내는 방식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한일 양국 기업과 국민이 자발적 기부와 성금으로 기금을 만들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지급하자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제안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관방장관은 전날 도쿄에서 열린 강연에서 아베 총리의 측근인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 보좌관이 문희상 의장의 방안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마이 보좌관이 한일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잘 되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문 의장이 자신의 제안을 바탕으로 법안 발의를 서두르고 있으나,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지원해 온 시민단체 등에서는 사실에 대한 사실 인정과 사죄 없을 경우 일본 측에 면죄부를 줄 가능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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