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출연자 폭행 및 성희롱ㆍ욕설 의혹
EBS ‘재발방지 약속에도 “당사자 사과” 요구
EBS의 인기 프로그램 ‘생방송 보니하니’가 남성 출연자들의 여성 출연자 폭행 및 성희롱, 욕설 의혹 등 잇단 시비에 휘말렸다. 회사측은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성인 남성이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향해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데 대한 대중의 충격과 분노는 가시지 않고 있다.
11일 온라인에서는 EBS 1TV 어린이 예능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에 ‘당당맨’ 역으로 출연 중인 최영수(35)가 방송 중 진행자인 버스터즈 채연(15)을 때리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폭행 의혹이 일었다. 곧 이어 ‘먹니’로 활동하는 개그맨 박동근(37)이 채연에게 성희롱 및 욕설을 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출연자 하차와 EBS 공식 사과 요구가 이어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만인 12일 기준 6만3,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EBS는 이에 ‘보니하니’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출연자 간 폭력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출연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 심한 장난으로 이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심한 장난 중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고 이는 분명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 다른 출연자인 박동근 성희롱과 욕설 의혹까지 불거지자 EBS는 공식 사과문을 내고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EBS는 “모든 프로그램 출연자 선정 과정에 대한 전면 재검토, 관계자 징계, 제작 시스템 정비 등으로 유사 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 같은 대응에도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EBS가 1차 사과문에서 ‘폭행이 없었다’고 밝힌 데 대해 실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j****)는 “사과문이 제일 충격이었다. 크게 다쳐야만 폭행인 건가”라며 “평소에 얼마나 비슷한 일이 자주 일어나면 ‘장난’이라고 치부하나”고 꼬집었다.
또 “교육방송에서 아동학대 장면을 내보낸 꼴이다. 어린이들이 보는 방송에서 언어, 신체적 폭행을 장난이라고 넘어가는 일은 다신 없어야 한다”(김****)는 의견도 있었다.
당사자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다른 누리꾼(S****)는 “어른들이 어린 피해자 뒤에 숨지 말고 때리고 욕한 사람이 나와서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상대가 웃고 넘겼으니 괜찮다라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저****)라거나, “30대 후반 남자가 10대 청소년에게 허물없이 지낸다고 욕하는 것이 교육방송에서 ‘권장’할 사항인가. 제대로 사과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C****)는 성토도 이어졌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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