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참여 덕에…‘짭짤한’ 군소정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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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참여 덕에…‘짭짤한’ 군소정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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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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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기반 평화당ㆍ대안신당 등 지역구 예산 급증에 ‘몰래 웃음’

새해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던 여야의 협상결과가 파기될 위험에 빠진 10일 오전 국회의사당이 짙은 안개속에 빠져 있다. 홍인기 기자

10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지각 처리’, ‘깜깜이 심사’ 등 뒷말을 남겼지만, 군소 정당의 표정은 밝은 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에 발 맞춘 ‘4+1’(더불어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협의체 소속 주요 의원의 경우 ‘지역구 예산 챙기기’ 실적에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2020년 정부 예산안을 보면 4+1협의체 가운데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바른미래당 당권파,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의원 지역구 예산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협의체에 대안신당 대표로 참여한 장병완 의원은 지역구인 광주 동구남구갑 예산 증액 실적이 좋다. 광주-강진고속도로 건설 예산으로 정부안(1,513억 5,900만원)에서 230억원, 광주교대 기숙사 리모델링비로 3억 2,000만원을 확보하는 등 527억원을 챙겼다.

전북 군산이 지역구인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670억원 가량, 같은 대안신당의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은 525억원 가량 증액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각 지역의 도로사업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확대한 결과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전북 전주)는 전주시가족센터 건립 예산 5억원을 순증하는 등 318억원 가량의 예산을 따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한 지역구 의원은 “과거엔 거대 양당의 밀실 심사 속에서 군소정당 의원들이 ‘쪽지예산’을 끼어 넣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는데, 이제는 연합전선을 어떻게 만들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2019 정부 예산안이 통과됐을 당시 정치권에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예산안 심사에 참석하지 못한 야3당(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철저하게 소외됐다”는 말이 많았는데 올해는 180도 상황이 변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호남 지역 정당들을 특별히 배려한 게 아니냐는 말도 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여당이 넘어야 할 국회 과제가 많은 상황에서 최대한 우군을 만들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또 내년 총선을 의식해 호남 지역 민심 포섭 취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지역구 예산안을 증액하는 건 지역 유권자에겐 이익이라는 평가도 있는 만큼 무조건 비판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앞으로 예산안 심사에 참여할 수 있느냐에 따라 ‘예산 따오기’ 실적이 판가름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 예산은 공명정대하고 투명하게 심사해야 하는데 이제는 매년 연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당 간 짬짜미가 이어지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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