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초대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유물 5점의 국가문화재 등록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안 의사와 관련된 유물 총 5점을 국가문화재로 등록ㆍ지정해줄 것을 문화재청에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를 저격한 후 체포돼 열린 공판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료 2점을 국가 등록문화재로, 안 의사가 40일간 옥중에서 남긴 유묵(생전에 남긴 붓글씨) 3점은 보물로 각각 등록 요청했다.
공판 관련 자료는 당시 일본 도요신문사의 고마쓰 모토코 기자가 공판장을 그린 그림(‘안봉선풍경 부 만주화부(安奉線風景 附 滿洲畫報)’)과 공판 방청권이다. 고마쓰 기자는 1910년 2월 10일 중국 뤼순 법원에서 열린 4번째 공판 장면을 시간의 흐름대로 총 4쪽에 걸쳐 그렸다. 안 의사의 등장과 실랑이가 일어난 방청석 모습까지 기록한 현존하는 유일본으로 사료적 가치가 있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두 자료는 고마쓰 기자의 후손이 2016년 안중근의사숭모회에 기증했다.
유묵 3점은 안 의사의 언행에 감복한 일본인들이 직접 비단과 종이를 구입해 요청해 쓰여진 것이다. ‘황금백만냥 불여일교자(黃金百萬兩不如一敎子ㆍ황금 백만 냥이라도 자식 교육 잘 시키는 것보다 못하다)’, ‘지사인인 살신성인(志士仁人殺身成仁ㆍ뜻 있는 사람과 어진 사람은 자신을 죽여 인(仁)을 이룬다)’, ‘세심대(洗心臺ㆍ마음을 씻는 곳)’라고 쓴 유묵이다.
시는 소유자의 신청으로 시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문화재 진위 여부와 국가문화재로서 가치를 조사ㆍ심의한 후 문화재청에 국가문화재 지정ㆍ등록을 신청했다. 문화재청은 두 번의 심의 후 국가문화재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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