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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득점 1위’ 앞둔 양효진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어느새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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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득점 1위’ 앞둔 양효진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어느새 이렇게”

입력
2019.12.11 15: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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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주 기록에 ‘-93점’ 차… “기록에 연연할 시기는 지나” 담담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 KOVO 제공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 KOVO 제공

1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30)은 상대 블로킹 벽을 피해 예측 불가능한 각도로 공 방향을 틀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양효진은 이날 블로킹 6득점을 포함해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인 29점을 올리며 팀을 리그 1위에 올려놨다. 공격 성공률은 무려 64.7%. 여자 프로배구 사상 첫 1, 150개 블로킹 돌파(1,155개) 기록은 덤이었다.

이날 경기로 양효진은 지난 2007년 현대건설에 입단(1라운드 4순위)한 이후 13시즌 357경기(1,359세트) 만에 5,344득점을 올렸다. 역대 누적 득점 2위 기록인데, 1위인 팀 선배 황연주(33ㆍ5,437득점)에 불과 93점이 부족하다. 황연주가 최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점을 고려할 때, 도쿄올림픽 지역 예선이 끝나고 리그가 재개되는 다음달 중순에는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양효진의 더 큰 장점은 꾸준함에 있다. 득점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린 것은 데뷔 시즌(13위)과 2014~15시즌(11위) 밖에 없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블로킹은 2009~10시즌 이후 이번까지 11시즌째 톱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면서 “안 풀릴 때는 코치진에 끊임없이 질문하고 스스로 연구도 많이 해 자기 경기력을 유지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양효진은 “기록에 연연할 시기는 지난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 후에도 자신이 몇 득점을 했는지, 1,150블로킹 기록을 달성했는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 “최근 팀 범실이 많이 늘어 여기에 집중하다 보니, 개인 기록엔 신경 못썼다”는 것이다. 양효진은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뒤돌아보니 어느 순간 이렇게 됐다” 고 담담하게 말했다.

양효진과 이다영. KOVO 제공.
양효진과 이다영. KOVO 제공.

올 시즌 한껏 좋아진 팀 분위기는 세터 이다영(23)에게 공을 돌렸다. 양효진은 “(이)다영이가 많이 영리해졌다”면서 “사이드에서 막히면 중앙을, 중앙이 어려우면 사이드를 활용한다”고 했다. 이다영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스타일 상 잘 맞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효진은 “다영이는 키도 크고 점프도 좋아 높은 지점에서 토스한다”면서 “개인적으로 높은 토스를 선호하는데 다영이가 그렇게 맞춰 준다”고 설명했다.

사실 “힘들 때는 ‘점프를 조금 덜 할까’도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몇 ㎝ 덜 뛰는 것뿐인데, 조금이라도 해이해지면 여지없이 나쁜 성적이 나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양효진은 “어릴 때 가졌던 ‘매 경기 감사하다’는 마음을 잊으면 경기도 안 풀리고 스트레스도 받는다”면서 “(한결같은 초심은) 은퇴하는 날까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최근 ‘장신 선수’들이 많이 등장한 데 대한 경계심도 털어놨다. 올 시즌 V리그에는 메레타 러츠(25ㆍ206㎝ㆍGS칼텍스)와 발렌티나 디우프(26ㆍ202㎝ㆍ인삼공사), 팀 동료 헤일리 스펠만(28ㆍ202㎝), 루시아 프레스코(28ㆍ194㎝ㆍ흥국생명) 등 유독 장신 선수들이 활약 중이다. 양효진은 “예전엔 없었던 트렌드”라며 “장신 선수의 공격 타이밍은 조금 늦는 편이라 이에 맞춰 블로킹하려 한다”라고 했다. 특히 러츠에 대해 “적극적인 선수라 상대하기 더 힘들다”면서 “올 시즌 GS칼텍스에 승리가 없는데, 후반기에는 꼭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소속 양효진 선수. KOVO 제공
한국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소속 양효진 선수. KOVO 제공

양효진은 15일 대전 인삼공사 전을 치른 뒤 다음 날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에 이어 3연속 올림픽 출전에 도전한다. 양효진은 “겨울에 선수촌에 입촌하는 건 처음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눈 내리는 진천은 어떤 풍경일지 궁금하다”면서 “(올림픽 진출이라는) 좋은 성과가 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수원=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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