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홍콩 경매장에서 131억여원에 거래된 김환기의 대표작 '우주'.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환기 화백 그림을 소유자 유족도 모르게 팔아 40억원을 챙긴 6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국내 한 대학 A 교수의 제자인 김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지난 8월 20일 구속기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스승인 A 교수가 사망하고 다섯 달 가량 지난 올해 봄 A 교수가 40년 넘게 소장한 김 화백의 작품 ‘산울림’을 딜러를 통해 40억원에 팔았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인 김 화백의 그림은 장당 수십억 원에 이를 정도로 가치가 높다. 지난달 홍콩에서 그의 작품 ‘우주’는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131억여원에 거래됐다.

김씨는 A 교수 유족에게도 ‘산울림’ 판매를 알리지 않았다. 유족은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작품이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되자 지난 6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그림 판매 경로를 추적해 김씨가 거래계약서에 서명한 것을 확인했다. 김씨는 그림 값으로 받은 40억원 중 30억원 가량을 빚 청산과 아파트 중도금으로 사용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A 교수가 자신에게 작품 소유권을 넘겨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찰은 “A 교수가 대신 그림 처분을 의뢰했을 뿐 소유권은 넘기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변인 진술을 확보해 김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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