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에… 비상저감조치 9개 시도로 확대

[RYU_6585b]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일대가 먼지로 뿌옇게 뒤덮여있다. 류효진 기자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으로 11일에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비상저감조치를 9개 시도로 확대했다.

환경부는 1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과 부산ㆍ대구ㆍ충남ㆍ충북ㆍ세종ㆍ강원영서에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해당 지자체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수도권ㆍ충북은 2일 연속 비상저감조치 발령이며, 다른 시도는 올 겨울 첫 시행이다.

‘관심’단계 경보는 초미세먼지(PM2.5) 위기경보 4단계 중 1단계에 해당한다. 해당 지역은 10일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초미세먼지의 일평균 농도가 50㎍/㎥를 초과했고 11일도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발령기준을 충족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하 과학원)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 기준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는 57㎍/㎥이며 경기는 60㎍/㎥, 대구 강원은 각각 58㎍/㎥, 55㎍/㎥까지 치솟았다.

비상저감조치 발령 지역에서는 행정ㆍ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이 시행된다. 다만 대구ㆍ충북은 관련 조례가 시행되지 않아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지 않는다. 서울은 시청과 구청 및 산하기관 등 공공부문 주차장 424곳을 전면 폐쇄한다. 발령지역의 석유화학ㆍ시멘트 제조공장 등 미세먼지 다량 배출 민간사업장과 폐기물 소각장ㆍ하수처리장 등 공공사업장은 조업시간 변경, 가동률 조정 또는 효율 개선 조치를 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진 이유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추위가 풀리면서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화했고, 이 틈을 타 9일 밤부터 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를 동반한 서풍과 남서풍이 불어왔다는 분석이다. 10일 오전 중국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50∼200㎍/㎥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10㎍/㎥)의 15∼20배에 달했다.

11일 오전까지는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이 계속돼 일부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76㎍/㎥ 이상)’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과학원 관계자는 “10일 낮에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 상층부로 확산했던 미세먼지가 기온이 내려가는 이날 밤부터 11일 새벽 사이 다시 가라앉으면서 대기 질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11일 늦은 오후에야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