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도 김우중 전 회장 빈소 마련
베트남에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기리는 자리가 마련된다. 베트남은 김 전 회장이 대우 부도 이후 많은 시간을 보낸 곳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적잖은 한국 기업인들이 ‘세계 경영’을 외친 김 전 회장의 영향을 받았다.
10일 하노이 한인상공인연합(코참)에 따르면 하노이 북부의 반찌골프장에 김 전 회장을 추모하는 빈소를 마련해 11일 오전 9시부터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의 차남인 선용씨 소유의 반찌골프장은 김 전 회장이 2008년 특별사면을 받은 뒤 베트남에 체류할 때 주로 머물렀던 곳이다.
김한용 코참 회장은 “지금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한인 기업의 상당수가 세계 경영을 주창한 김 전회장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김 전 회장과 베트남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는 100여명의 전직 대우 임원들이 다양한 분야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하노이 한인회도 이날 오전 조의문을 내고 “김 전 회장은 질곡을 지나던 시기에 꿈에 허기진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면서 “그 덕분에 지금의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에 터전을 잡을 수 있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실제 김 전 회장은 2009년 전직 대우 임직원들로 구성된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결성한 뒤 시작한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 사업(GYBM)’ 프로그램을 베트남에서 처음 선보였다. GYBM은 해외 대학과 협력해 현지에서 우리나라 청년들을 교육하고 해당 국가에 취업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현지 기업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아 창업까지 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김우중 사관학교’로도 불린다. 현재 베트남ㆍ미얀마ㆍ인도네시아 등에서 1,000여명이 배출됐다. 올해도 150명이 선발돼 지난 7월부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인회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사업 얘기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2시간씩 눌러앉아 토론하고 아이디어도 제공할 정도로 열정에 넘쳤다”면서 “베트남이라는 험지를 개척한 인물이자 우리의 우상과도 다름 없는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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