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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때 필독서였는데…” 김우중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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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때 필독서였는데…” 김우중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재조명

입력
2019.12.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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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회장 별세 계기로 책에 대한 다양한 반응 쏟아져

9일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017년 3월 대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9일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017년 3월 대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그가 생전에 쓴 자서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의 자서전은 1980~90년대 청년들의 ‘필독서’로 꼽힐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는데, 이 책을 읽었던 세대들이 과거를 떠올리며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김 전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1989년 8월 출간된 지 6개월 만에 100만부 판매고를 올리며 최단기 밀리언셀러 기네스 기록을 달성했다. 현재까진 150만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은 당시 젊은이들을 향해 ‘아무도 가르치지 않아 내가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일을 벌여라’라는 식의 직설적이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날렸다. 또 자신이 기업 활동을 통해 얻은 교훈도 곳곳에 담겨있다. 2014년에 발간된 회고록 ‘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도 화제였다.

과거 자서전을 읽었던 이들은 그가 별세했다는 소식에 그 시절을 떠올리고 있다.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어린 시절 김우중씨의 전기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 감명을 받아 열 번 정도 읽고 경영자가 되기로 마음먹었었다”(di****), “고 3때, 김우중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읽었다. 벌써 30년 전이다.”(ec****), “어릴 적 우리집에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책이 있었다, 표지 색이 지금도 기억난다”(u2****), “당시 대학을 다니고 있던 우리들에게는 필독서이기도 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꿈을 키워 나갔던 기억이 있다”(js****) 등 과거를 회상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씁쓸해 하고 있다. 자서전 속 젊은이들을 향한 조언, 가르침과는 달리 정작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분식회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읽고 대우의 세계 경영에 감동했을텐데, 알고 보니 이 세계 경영이 41조원의 분식회계를 가능하게 한 바탕이었다”(kc****),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그도 분수를 지키지 않아 몰락했다. 잘 나갈 때 분수를 잘 지켜야 한다”(ki****) 등이다.

김 전 회장은 1997년 19조여원, 1998년 21조여원 총 41조원의 대우그룹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6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말년에는 베트남을 오가며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 프로그램에 주력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건강이 악화되면서 ‘대우창업 51주년’ 기념 행사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1년여 간의 투병생활 끝에 9일 밤 별세했다. 빈소는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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